미국 애플이 일본의 아이폰 가격을 1년 만에 2만엔(약 19만6706원) 올렸지만 일본은 여전히 세계에서 아이폰이 가장 싼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 아이폰 가격이 세번째로 싼 나라였다.
시장 조사회사 MM종합연구소는 지난달 출시된 아이폰14프로(256GB 기준)의 일본 판매가격이 14만9800엔으로 37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가장 쌌다고 6일 발표했다. 37개국의 애플 온라인 스토어 판매가격을 9월12일 엔화 환율로 환산했다. 일본을 제외한 36개국 평균 가격은 18만6648엔으로 일본보다 4만엔 가까이 비쌌다.
홍콩(15만4527엔)과 한국(15만5440엔)이 일본 다음으로 싼 나라였다. 미국(16만46엔)과 대만(16만909엔)도 아이폰 가격이 저렴한 나라들이었다. 반면 튀르키예의 아이폰 가격은 28만9223엔으로 가장 비쌌다.
고성능 모델인 아이폰14 프로 맥스 가격도 일본은 23만9800엔으로 가장 쌌다. 36개국 평균(30만2240엔)보다 6만엔 이상 저렴했다.
20년 넘게 물가가 오르지 않는 장기 디플레이션을 겪는 일본에서 "애플이 일본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가격을 설정한 결과"라고 MM종합연구소는 분석했다.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여기에 급격한 엔화 약세까지 겹치면서 일본의 아이폰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싸졌다는 분석이다. 다른 나라보다 훨씬 싼 가격 때문에 일본에서는 전문업자가 중고 아이폰을 대량으로 구입해 아이폰이 비싼 나라에 재판매하는 사례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애플은 일본의 아이폰 가격을 매년 대폭 인상하고 있지만 '세계에서 가장 싼 나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부터 매년 출시된 아이폰12~14프로 시리즈의 미국 판매 가격은 999달러(약 140만5993원)로 3년째 같다.
반면 일본에서는 아이폰12(10만6800엔)와 아이폰13(12만2800엔), 아이폰14(14만9800엔)의 가격이 매년 2만엔 안팎씩 올랐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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