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거르고 야식을 먹는 식습관을 유지하는 사람은 지방을 저장하는 지방조직 유전자 발현이 늘어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늦은 밤 음식을 먹은 뒤 잠을 자면 일어날 때 배고픔은 커졌지만 에너지 소비는 줄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프랭크 셰어 미국 브링험여성병원 교수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셀메타볼리즘에 늦은 식사와 비만 간 관계를 과학적으로 밝힌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식사를 늦게 하면 비만 위험이 높아진다는 통계적 결과는 많았지만 어떤 기전(매커니즘)으로 체중이 늘어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식사 및 수면 시간을 제한해 식사시간 변화가 몸 속 에너지 대사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관찰했다.
이들은 식욕 증가, 에너지 소비 감소, 지방조직 변화 등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다.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 16명을 두 군으로 나눠 각 군에 속한 사람들은 같은 시간에 식사를 하고 잠을 자도록 한 뒤 체온과 에너지 소비량을 측정했다. 이들의 혈액을 분석하고 식욕수준 등도 관찰했다.
이른 식사군은 아침 8시에 기상한 뒤 아침 9시, 낮 1시10분, 오후 5시20분에 각각 식사를 하고 밤 12시에 잠을 자도록 했다. 늦은 식사군은 아침 8시에 일어난 뒤 낮 1시10분, 오후 5시20분, 저녁 9시30분에 각각 식사를 하고 잠은 밤 12시에 자도록 했다.
그 결과 늦게 밥을 먹는 사람들에게서 렙틴 호르몬 수치가 감소했다. 렙틴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 식욕 조절 호르몬으로도 불린다. 늦은 식사군에 속한 사람들은 칼로리 소비 속도가 늦어졌고, 지방을 만드는 유전자가 많아져 지방분해 속도도 떨어졌다.
늦은 식사군은 평균 체온도 낮아졌다. 에너지 소비가 줄면서 체온에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추정했다. 식사 간이 바뀌는 것만으로도 몸 속 다양한 에너지 균형 지표가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셰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선 칼로리 섭취, 신체 활동량, 수면량 등의 변수를 똑같게 제어해 이들이 미치는 영향은 없었다"며 "실생활에선 이런 요인들의 영향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늦게 식사를 하면 비만 위험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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