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이 한국은행의 금융중개지원대출제도를 이용해 5년 간 약 2조5000억원에 달하는 이자 이익을 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에 따르면 16개 시중은행은 지난 2017∼2021년 금융중개지원대출 사업으로 총 101조9000억원을 대출했다.
각 사업의 평균 대출금리에 따른 5년 간의 이자수익은 약 3조원으로 추정된다. 한은의 지원금리에 따른 조달 비용 4832억원과 연체에 따른 손실을 빼면 약 2조5000억원의 이익을 낸 셈이다. 시중은행은 올해 집행된 금융중개지원대출 사업으로도 1조3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는 한국은행이 금융기관에 저금리로 자금을 공급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이 늘어나도록 유도하는 취지로 시행됐다. 시중은행이 자율적으로 이자를 결정해 기업에 대출하면 한은은 이 자금을 낮은 금리로(연리 0.25∼1.25%) 은행에 대부해주는 식이다.
은행은 대출의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신 대출 이자에서 조달 비용·은행의 운영비용을 뺀 금액을 수익으로 가져가는데, 평균 3% 안팎에서 대출을 내준 것으로 조사됐다.
장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16개 시중은행의 2017∼2021년 이자수익 대비 조달 비용 비율은 38.6%인데,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수익 대비 조달 비용은 16.1%에 불과했다. 올해도 일반대출의 이자수익 대비 조달 비용 비율은 지난달 기준 35.3% 정도였으나, 금융중개지원대출은 5.7%까지 내렸다.
장 의원은 "한은의 정책금융 확대 과정에서 시중은행이 횡재하고 있는 셈"이라며 "제도 개선을 모색하고, 금리가 낮은 정책자금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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