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던 농산물 가격 꺾여…소비자 한시름 놓을까 [한경제의 신선한 경제]

입력 2022-10-07 11:05   수정 2022-10-07 11:07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농산물 도매 가격이 한 풀 꺾였다. 추석 명절에 몰린 수요가 추석 이후 줄어들면서 가격이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한반도가 선선한 날씨에 접어든 것도 일부 작물 작황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도매 가격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소매 가격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이달부터는 농산물 가격에 대한 부담은 줄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달간 KAPI지수 23% 떨어져
7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기준 KAPI지수는 161.05포인트를 기록했다. 9월 초만 해도 KAPI지수는 200포인트를 훌쩍 넘기며 전년 동월 대비 지수가 두 배 상승하는 곡선을 그렸다. 지금은 한 달 전(208.37) 대비 22.9% 떨어진 상태다.



KAPI지수에 포함된 22개 작물 중 15개가 지난달보다 가격이 하락했다. 상추(-55.5%), 양상추(-55.46%), 깻잎(-43.3%) 등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이 작물들은 한때 식당에서 밑반찬 메뉴에서 제외되거나 햄버거의 주재료에서 빠지는 등 공급 문제를 겪었다. 배추도 전월 대비 39.6% 떨어진 kg당 1044원에 거래되면서 6개월 전 가격으로 돌아간 상태다.



같은 기간 소매 가격도 떨어졌다. 농산물유통정보 KAMIS에 따르면 시금치(-60.2%) 상추 (-51.1%) 대파(-13.3%) 배추(-7.8%) 등은 지난달보다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선선한 날씨에 “가격 안정세 지속될 것”
해마다 추석을 앞둔 시기에는 농산물 수요가 급증해 가격 오르다가 추석 이후 수요가 줄어들면서 농산물 가격이 떨어지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관측된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농축수산물은 6.2% 올라 전월(7.0%)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농산물 가격 안정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봄과 여름에는 이상기온, 폭우, 늦은장마 등으로 전반적인 농산물 작황이 부진했다. 이달 들어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가을 작물들의 작황은 대부분 좋은 상태다. 특히 20℃ 언저리에서 잘 자라는 상추와 깻잎은 지난주보다 30% 넘게 가격이 낮아졌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여름에는 고기 소비와 함께 쌈채소 수요가 늘었지만 폭염으로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급등했던 것”이라며 “현재 논산, 금산 등 쌈채소 주산지 출하 물량이 안정적이라 시세는 지난해보다 더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장철 문제 없을까
김장 주재료인 무는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테란에 따르면 무 1kg 도매가격은 1694원으로 전월 동기 대비 380% 폭등했다. 소매시장에서도 고랭지 무는 1개에 4262원에 거래중이다. 1년전에는 1839원에 불과했다.

9월 말부터 일부 산지에서 나와야 할 가을 무가 생육 부진으로 출하 시기가 늦어진 것이 원인이다. 무는 뿌리를 통해 영양분을 섭취해야하는데 9월 초 잦은 비로 땅에 물이 많아져 잔뿌리가 충분히 자라지 못했다.

다만 이같은 시세가 계속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식자재 유통업체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가을 무가 시장에 나오면 김장 시즌에는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추도 강원도 이외의 지역에서 가을 배추 출하가 시작되면 가격은 지금보다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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