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통산 4367개로 세계 최다 안타 기록을 갖고 있는 스즈키 이치로. 태어나서 자신과의 약속을 한 번도 어겨본 적이 없다는 그가 지키지 못한 대표적인 게 은퇴 시점이다. 51세 은퇴를 목표로 등번호를 51번으로 삼았던 그가 은퇴한 때는 46세였다. 그는 경기장 도착부터 모든 행동이 분 단위로 이뤄진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고,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음식을 먹고, 출근길 코스는 물론 차선도 일정하다. 1년 동안 몸무게 변화는 1파운드(450g)를 벗어나는 법이 없다. 그는 자신을 야구 천재라고 부르는 데 대해 “노력하지 않아도 되는 천재가 있다면 나는 천재가 아니다”고 했다.
‘조선의 4번 타자’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오늘 부산 사직구장에서 ‘라스트 댄스’를 춘다. 그 역시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으로 불혹의 나이까지 성공한 야구 인생을 걸어왔다. 그의 부산 수영초등학교 동창인 SSG 추신수, SSG에서 추신수 바로 옆의 라커룸을 쓰는 김강민, 삼성 라이온즈가 한 번 더 우승한 뒤 은퇴하겠다는 ‘돌부처’ 오승환 모두 한국 프로야구(KBO)가 생겨난 1982년생 동갑내기다. 이들의 투혼 덕에 오늘도 야구팬들은 즐겁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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