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07일 18:2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동물용 진단 시약 개발사 바이오노트가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 심사를 통과했다. 조 단위 기업가치에 도전할 대어급 IPO 후보다. 코로나 팬데믹 국면에서 진단 키트를 공급하며 실적을 가파르게 끌어올린만큼 새 성장동력을 찾는 게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7일 바이오노트 주권 신규 상장 예비 심사를 진행한 결과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6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 심사를 청구한 지 약 3개월만이다.
바이오노트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착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다.
바이오노트는 동물용 및 인체용 진단 시약을 개발하는 회사다. SD바이오센서 설립자이자 최대주주인 조영식 SD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이 2003년 설립했다. 6월 말 기준 조 의장의 바이오노트 지분율은 54.2%다.
바이오노트는 SD바이오센서 지분 23.9%를 보유해 조 의장(지분율 31.6%)에 이은 2대 주주이기도 하다. 동물용 진단 시약이 주력 사업이다. 2009년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에서 동물용 의약품 제조업 허가심사를 통과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바이오노트가 최소 2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후보군으로 꼽혔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SD바이오센서에 코로나19 진단 키트에 사용되는 진단 시약을 공급하며 최근 2년여 동안 실적이 가파르게 개선되면서다.
바이오노트는 2019년까지 별도 기준 4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냈지만 2020년 6313억원, 2021년 매출 6200억원으로 약 15배 가까이 급증했다. 영업이익 역시 2019년 100억원에서 2020년 5590억원, 2021년 4714억원으로 약 50배 커졌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 여파가 줄어들면서 올해 실적이 다소 주춤한 점이 변수다. 상반기에 매출 3939억원, 영업이익 2789억원을 올렸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25.7% 감소했다. 순이익은 1667억원으로 같은 기간에 49.3% 줄었다.
관계사인 SD바이오센서에 대한 실적 의존도가 높은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전체 매출의 약 80% 이상이 SD바이오센서와 거래에서 발생했다.
동종업계 기업의 주가가 부진한 점 역시 기업가치를 높게 책정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진단기기 상장사인 씨젠과 SD바이오센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각각 3.2배, 2.4배 수준이다. 지난해 두 회사의 주가수익비율은 8배를 넘기도 했지만, 올해 주식 시장의 한파로 주가가 하락했다.
바이오노트는 공모 자금을 활용해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과 사업영역 다각화를 꾀할 계획이다. 2019년 미국 지사를 설립하고 동물용 진단 시약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SD바이오센서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투자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스닥 상장사인 유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사들여 올해 초 지분 16.7%를 확보한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밖에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엔에이백신연구소,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 등 다양한 바이오 기업에 지분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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