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짐벌(Gimbal)' 시장이 떠오르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OIS의 작동원리를 쉽게 설명하면 자이로 센서가 휴대폰이 흔들리는 방향을 인식하면 반대 방향으로 렌즈를 흔드는 식으로 손떨림을 상쇄하는 기능이다. 짐벌 역시 이와 비슷하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점이 있다.
짐벌은 흔들림을 센서가 인식하면 모터가 카메라 전체를 안정화하도록 움직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짐벌은 거의 모든 각도의 흔들림을 인식해 마치 특정 좌표에 카메라의 시선이 고정된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예컨대 카메라를 들고 달리거나 피사체가 빠르게 움직이는 경우에도 흔들림 없는 촬영이 가능하다.
드론으로 유명한 중국 DJI의 스마트폰 짐벌 '오즈모 모바일' 시리즈는 이러한 짐벌의 기능을 스마트폰으로 끌어온 제품이다. 과거 DSLR, 미러리스 카메라 등 그간 영상 전문가들이 주로 썼던 짐벌의 사용 범위를 일반 소비자까지 넓혔다는 호평을 받는 제품이다. 2018년 첫 제품 출시 당시 10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DJI가 최근 출시한 '오즈모 모바일6'를 대여해 사용해 봤다.
오즈모 모바일6의 구성품은 본체와 휴대폰을 거치할 수 있는 마그네틱(자석) 클램프, 삼각대, C타입 케이블, 보관 주머니 등으로 구성됐다. 본체에 휴대폰을 연결하고 DJI 전용 카메라 앱을 통해 동영상을 촬영하는 방식이다. 핸드폰을 연결하는 마그네틱 클램프는 보기에는 언뜻 불안정했지만 사용하면서 스마트폰이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본체 무게는 300g대로 시중 제품 대비 가벼운 편에 속한다.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마치 카메라를 직접 촬영하는 것처럼 구도를 본체만으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세로 촬영과 가로 촬영은 물론 줌과 초점 설정 등도 버튼과 휠로 제어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촬영 버튼만으로 앵글 샷, 스핀 샷, 수평 촬영, 사선 촬영 등이 가능토록 카메라 구도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강화된 촬영 성능도 장점이다. DJI에 따르면 신제품엔 3개의 모터와 자체 개발 알고리즘이 탑재됐다. 이로써 저조도 환경에서도 우수한 품질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원거리에서도 피사체를 추적할 수 있는 '액티브트랙 5.0' 기능도 눈에 띈다. 피사체를 자동으로 따라다니는 기능은 대부분의 짐벌 카메라에서 지원하는 기능이지만 가까운 피사체뿐만 아니라 멀리 있는 사람도 추적해 다양한 촬영이 가능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피사체를 촬영한 후 영상을 빠르게 재생하는 '타임랩스'. 돌리 인과 돌리 줌 등을 이용해 공간에 극적인 효과를 더하는 '다이내믹줌' 자연 풍경을 웅장하게 촬영할 수 있는 '파노라마', 정해진 템플릿대로 촬영을 지원해 마치 짧은 뮤직비디오를 만들 수 있는 '스토리모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출고가는 22만원대로 전작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쉬운 점은 오즈모 모바일 시리즈가 그렇듯 이번 제품 역시 아이폰에 최적화된 제품이라는 점이다. 기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22 플러스와 애플의 아이폰14 프로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아이폰의 경우 짐벌에 부착하기만 해도 자동으로 전용 앱이 켜지고 카메라 앱이 실행됐다. DJI 측은 "아이폰의 경우 촬영 준비에 드는 시간을 전작 대비 3배가량 줄였다"고 했다. 전작과 비교했을 때 제품 기능 면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점도 아쉽다.
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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