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울산공장의 '5조 베팅'…'그린팩토리'로 변신한다

입력 2022-10-11 14:00   수정 2022-10-11 14:07

지난 6일 찾은 울산 부곡동 SK지오센트릭(옛 SK종합화학)의 '울산 폐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부지. 축구장 22개 크기인 21만5000㎡ 부지는 터잡기 공사에 한창이다. SK이노베이션 화학 자회사인 SK지오센트릭은 내년부터 2025년까지 1조7000억원을 들여 이 부지에 폐플라스틱 25만t(연간 기준)을 품질 좋은 새 플라스틱으로 재가공하는 공장을 신설한다.

박천석 SK지오센트릭 GT1 프로젝트리더(PL)는 "버려진 폐플라스틱을 녹여 이물질을 제거한 뒤 깨끗한 페트(PET)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플라스틱으로 재활용하는 공장을 건설 중"이라며 "폐플라스틱 재활용으로 플라스틱이 매립·소각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의 탄소를 감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62년 10월13일에 출범한 SK이노베이션은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이 회사의 주력 공장인 울산콤플렉스(울산CLX)는 올해를 기점으로 2027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시대'를 연다는 포부다. SK지오센트릭의 폐플라스틱 공장(1조7000억원)은 물론 탄소배출을 줄이귀 위한 설비 전환 등에 3조3300억원을 집행한다. 울산CLX는 이 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2019년 대비 50%로 감축하고, 2050년엔 넷제로를 달성할 계획이다.

60돌을 맞은 SK이노베이션 울산CLX는 여의도 3배 면적에 달하는 250만평 규모로 자회사인 SK에너지와 SK지오센트릭, SK루브리컨츠의 각종 생산시설이 포진했다. 울산CLX는 한국 최초의 정유 시설이다. 이 시설에는 원유와 석유제품이 오가는 파이프가 빼곡하게 들어섰다. 굽이치는 파이프를 일렬로 이으면 울산에서 달까지 왕복 가능한 거리다.

중동에서 들여온 원유를 끓이고 정제해 휘발유, 항공유, 화학제품 등을 생산한다. 원유 정제능력은 하루 84만배럴로 세계 3위다.


울산CLX는 공장 곳곳에 친환경 투자를 바탕으로 이 같은 탄소 배출량을 빠르게 감축해나가고 있다. 울산CLX는 작년까지11기 가운데 9기의 동력보일러 연료를 탄소배출이 많은 벙커C유에서 액화천연가스(LNG)로 교체했다. 동력보일러는 정제시설에 꼭 필요한 스팀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보일러 연료 교체를 바탕으로 지난해까지 누적 14만4000t의 탄소배출량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기존 벙커C 보일러에서 발생했던 황산화물과 미세먼지도 100% 저감했다. 울산CLX는 남은 동력보일러 2기도 LNG보일러로 전환해 하루 연 4만t의 탄소배출량을 절감할 계획이다.

설비·운전을 최적화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다. 울산CLX는 원유정제설비인 상압증류공정(CDU)의 열전달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열교환 장치를 탑재하고, 배관에 쌓인 오염 물질을 제거하는 첨가제를 주입하고 있다.

유재영 울산CLX 총괄부사장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친환경 중심의 공정개선, 연료전환 등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익 있다"며 “지난 60년 동안 대한민국에 에너지를 공급해온 역량을 바탕으로 앞으로 친환경 소재·재활용 공장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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