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레미콘간 상생 협상, 일부 시멘트社 빼고 타결되나

입력 2022-10-09 14:26   수정 2022-10-09 14:50


시멘트값 인상에 반발해 오는 10일부터 무기한 전국 조업 중단(셧다운)을 선언한 중소레미콘업계가 조치를 열흘간 유보하기로 했다. 일부 시멘트업체가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결렬 위기에 놓였지만 쌍용C&E 등이 상생협력 의사를 보임에 따라 레미콘업계도 추가 협상을 위해 한발 물러선 것이다.

중소레미콘업계 비상대책위원회는 "한일시멘트를 제외한 시멘트사들과 우선 상생협의를 진행하기로 하고 생산중단을 10월 19일까지 10일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전국 900여 중소레미콘업계는 지난 2~4월, 9~11월 두차례 가격 인상에 반발해 지난 8월 비대위를 구성했다. 비대위측은 동반성장위원회와 중소기업중앙회 중재하에 열린 시멘트업계와의 협상에서 시멘트가격 인상 적용 시점을 기존 9~11월에서 내년 1월로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장시간 협상 끝에 인상 시점을 내년 1월로 하자는 데 시멘트업계가 대부분 동의했으나 한일시멘트만 11월 인상안을 고수해 협상은 무산됐다"며 "쌍용C&E, 성신양회측이 그동안 협상 노력이 아쉽다고 의사를 밝혀 이들과 우선적으로 협상을 하기로 하고 셧다운 조치를 유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일시멘트와의 협상은 진전이 없는 만큼 별도의 방안을 마련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일부 시멘트업계와 중소레미콘업계간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멘트업계간 동일한 목소리를 내지 않은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시멘트업계 대부분 지난 2월부터 가격을 올린 것과 달리 업계 1위인 쌍용C&E는 상생 차원에서 2개월이 지난 4월부터 가격을 올렸다. 일부 시멘트만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 기존 레미콘 고객사들이 다른 경쟁사로 거래선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시멘트업계가 전국적으로 완전 경쟁하는 구조가 아닌 지역별로 지배 사업자가 있는 구조라 큰 타격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동반위 오영교 위원장은 "이번 결과는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 간 갈등 완화를 위해 첫 발을 뗀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업계간 상생협력 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국회, 정부 등과 협조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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