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우의 해피 eye] 눈 앞에 날파리가 보인다면…

입력 2022-10-09 17:22   수정 2022-10-10 00:23

며칠 전부터 눈에 파리가 날아다니는 것 같다. 어떨 때는 까만 점으로 보이기도 하고 동그랗게 보이기도 하고 가느다란 실처럼 보이기도 한다. 눈에 큰 이상이 생긴 것인가? 이런 증상을 날파리증 혹은 비문증이라고 한다.

우리 눈의 내부 대부분은 유리체라고 하는 맑은 액체가 채우고 있다. 이 액체는 투명해 눈 안으로 들어오는 시각적인 자극을 거의 그대로 투과시켜 망막으로 전달한다. 그런데 유리체가 시신경과 망막에서부터 떨어지면서 신경조직이나 유리체 일부 등이 눈의 내부를 떠다니게 되는데, 이를 자각하게 되는 현상이 바로 날파리증이다.

날파리증은 대부분 노화 과정의 하나로 발생하지만 시신경과 연결된 신경막인 망막의 이상으로 인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안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40대 이후에 발생하지만 근시가 있는 경우는 더 빨리 나타나기도 한다.

노화 과정의 일부로 발생하는 눈에 떠다니는 점이나 날파리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떠다니는 점이 급격히 많아지고 시야의 일부가 가려지면서 시력이 떨어진다면 빨리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조사에 따르면 비문증의 약 10%는 망막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의 망막에 작은 구멍이 생기거나 망막박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단순 노화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비문증은 저절로 없어지지 않는다. 보통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하게 된다. 비문증은 약물로 치료할 수 없다. 필자 역시 눈에 떠다니는 작은 실이 서너 개 있는데, 보였다 안 보였다 한다. 이제는 이 친구들과 함께 잘 지내고 있다. 비문증이 심해서 아주 불편한 경우라면 수술을 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술로 인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이 합병증을 감수하고 수술받을 만큼 위험한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수술은 거의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노화 과정의 일부로 발생하는 안과 질환은 노안, 비문증, 백내장 등이 대표적이다. 특별한 안과 질환이 없더라도 40대 이후에는 1년에 한 번은 생일이 있는 달에 안과를 방문해 눈 건강검진을 받아 보기를 권한다. ‘해피 버스데이, 해피 아이(happy birthday, happy eye)’를 실천하길 바란다.

장재우 김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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