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17만명의 당원과 230만명의 인민해방군을 거느린 중국 공산당이 오는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20차 당대회를 엽니다. 중국 공산당의 당 대회는 연도에 2자와 7자가 들어가는 해에 5년에 한번 개최됩니다. 중국 공산당의 당 대회는 5년마다 한번씩 권력의 분배잔치가 이루어지는 장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6가지 포인트를 짚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주목할 부분은 시진핑 주석의 3연임 문제가 아니라 '후계자 지정' 여부입니다. 중국의 주석의 임기는 5년에 한번 연임해 10년을 통치하는 것이 장쩌민 주석 이후 지난 30년간의 헌법에서 정한 주석의 임기 규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18년 헌법을 개정해 주석의 연임조항을 삭제해 주석의 장기집권의 길을 열어 놓았습니다. 2022년의 20차 당대회는 개정된 헌법의 주석 임기 신규정이 적용되는 첫 당대회입니다.
그간 중국은 차기주석을 임기 5년전에 지정해 국가 부주석과 당교 교장을 맡겨 공산당 핵심간부들을 파악하고 주석을 보좌하면서 통치수업을 받게 했습니다. 이번 20대 당대회에서 최대관심은 포스트 시진핑, 즉 후계자 지정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만약 50대 연령 지도자중에서 국가 부주석이나 당교 교장이 지정되지 않고 60대 후반 및 70대의 원로나 당의 조직부장이 자리에 앉게 된다면 후계자 지정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이는 시진핑이 향후 15년을 더 집권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입니다.
두번째 살펴야 할 것은 시진핑의 호칭입니다. 당장(?章: 당헌)에 지도자의 통치사상을 명기하는 것과 지도자의 호칭을 정하는 것이 또 다른 권력의 크기를 알 수 있게 하는 좋은 시그널입니다. 중국은 지도자의 통치사상을 당장에 등재하는 데 통치사상에 사람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과 안 들어 가는 것 그리고 통치사상의 마지막 단어가 중요합니다.
그동안 총서기에서 '핵심'으로 불리던 시주석이 이번에 '영수'라는 호칭을 다느냐가 포인트입니다. 역대 주석중 '영수'라는 호칭은 모택동 만이 가능했습니다. 공산당 영수에게는 임기 제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약 시진핑 주석이 이 타이틀을 쥐게 되면 시주석이 현재의 직책들을 그대로 유지하지 않고도 계속 공산당에 대한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세 번째로 봐야할 것은 '7상8하'가 아니라 '능상능하(能上能下)'입니다. 중국정치의 핵심은 25명의 정치국원이고 이들이 소위 당중앙으로 중국의 모든 정책을 결정하는 중심축입니다. 그런데 그동안 정치국원에게는 소위 '7상8하(七上八下)'의 퇴임연령제한이 있었습니다. 2017년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 이후 이는 유명무실화됐습니다. 능력이 있으면 나이와 근무연한에 상관없이 연임하고 능력이 없으면 퇴임한다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Politburo Standing Committee) 지도부는 68세가 되면 은퇴하는 것이 관례입니다. 69세인 시진핑 주석을 제외한 총 25명의 정치국 구성원 중 68세 이상인 11명이 은퇴 연령에 해당됩니다. 퇴임하고 새로운 정치국원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공산당 20기 전국대표대회 폐막 다음날인 10월 23일 20대 제 1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7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을 포함한 미래 5년간 중공을 이끌 정치국위원, 정치국상무위원, 당 총서기 등 20기 지도자를 선출합니다.
네 번째로 주목되는 건 '외교와 경제라인'입니다. 중국의 19대 당대회 이후 총리는 상징적인 관리자의 역할로 추락했습니다. 총리는 정치국 정년 퇴직 연령인 68세에 도달하기 전에 5년 연속 2번의 임기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는 잠재적 후보자가 1959년 이후에 태어나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총리는 왕양보다는 1959년생인 후춘화의 확률이 높습니다.
시진핑의 3기 연임은 전세계에 또 다른 불확실성을 던지게 될 겁니다. 하지만 중국 내부로 보면 정책의 연속성 유지라는 측면에서 불확실성을 낮추는 효과도 있습니다. 정치분야는 공산당 총서기와 공산당의 권한 강화, 중앙지방 관계에서 중앙의 권한 강화, 사상과 언론 통제의 강화, 강력한 반부패 정책과 당 기율의 강화 등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경제분야는 류허 부총리가 퇴임하고 그 자리를 허리펑 발개위 주임이 이어 받는다면 2021년 3월에 개최된 13기 전국인대 4차 회의에서 결정된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의 기조도 2025년까지 이어지게 됩니다. 19대에서는 2035년, 2050년의 장기목표가 나왔지만 이번 당대회에서는 향후 5년, 10년, 15년의 5년단위 세부목표가 발표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리고 코로나와 우크라전쟁 이후 변화된 세계경제 상황을 반영한 수정된 목표와 새로운 아젠다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금융시장의 개방도 필연적인 만큼 금융분야 총책도 미국파 이강(易?) 보다는 금융실무에 정통한 궈슈칭(郭??) 은보감회 주석 같은 인물의 부상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외교정책은 수정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미중관계의 기본구도가 바뀌었고 미국의 대중국 공격의 전략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넓은 태평양에 고래가 2마리가 같이 사이좋게 살자는 왕후닝이 만든 신형대국관계, 신형국제관계의 수명은 끝났고 새로운 전략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왕후닝 상무위원과 양지에츠 정치국원의 퇴임이후 후임자가 누구인가도 중요하고 이들 신임외교전략통이 기존에 있었던 대미, 대아시아 외교전략의 판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68세 퇴임연령을 넘어선 왕이 외교부장이 양지에츠 정치국원의 직을 이어받는 다면 지금까지 논란이 많았던 중국의 늑대외교(?狼外交)는 더 강화될 수도 있습니다.
다섯번째는 상하이방의 몰락과 '시자쥔'의 물갈이입니다. 한정 상무위원 퇴임이후 상하이방 출신의 상무위원이 없다면 이는 상하이방의 완전한 몰락을 의미하고 시진핑이 공청단과의 권력 협업관계로 돌아섰음을 의미합니다. 시자쥔(?家?)내의 권력 물갈이와 복건방(福建?)의 득세도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시진핑의 권력우산 아래에는 학연, 지연, 업연이 있습니다. 칭화방, 산시방, 복건방, 저장신군(浙江新?)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칭화방은 상대적으로 색깔이 옅고 당내 인사와 선전계통을 장악해서 물 밑에서 시진핑을 보좌하고 있다. 천시 당조직부장, 황쿤밍 선전부장 같은 그룹입니다. 산시방은 그간 상하이방 제거에 앞장섰던 왕치산 부주석을 선두로 하지만 그간 2기정부에서 스캔들도 있었고 이제는 토사구팽(兎死狗烹)의 상황으로 보입니다.
시진핑의 호위무사로 자처하는 저장성출신의 권력자들이 3기정부에서는 복건방에 상당부분 권력을 내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권력의 균형차원에서 저장신군의 10년 권력장악은 위험을 키웁니다. 대만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도 복건방의 역할이 증대되고 커진 저장신군의 견제마로서도 복건방의 부상이 있을 겁니다. 허리펑 같은 복건출신의 인재의 요직 등용이 신호탄일 수 있습니다.
여섯번째로는 기술관료(Technocrat)의 부상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지정학(地政?)적인 외교전쟁을 할 때는 왕후닝과 같은 책사가 득세를 했고 미중이 지경학(地??)적 무역전쟁의 시기에는 하버드대 석사출신의 류허 부총리 일리노이대 박사 출신의 이강 인민은행 총재 같은 미국유학파가 득세했습니다.
미중의 전쟁이 기술 및 금융전쟁의 단계에 들어서고 있어 첨단기술과 우주항공, 원자력, 환경 분야 등에서 전문기술관료(technocrat)들이 대거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현재 31명의 당서기중 이과 출신 배경을 가진 당서기가 19명으로 61%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5명은 박사학위를 가지고 있고 전체 당서기의 55%인 17명이 이공계 전문가 들입니다. 이공계 출신 당서기 17명의 전공을 보면 항공우주, 광전자, 의료, 해양, 금속, 에너지, 원자력, 의료, 철강, 기계, 도시개발, 수력발전분야 등입니다.
특히 우주항공 분야 전문가들 후난성의 장칭웨이(???), 신장의 마싱루(??瑞), 저장성의 위앤지아쥔(袁家?)서기 등의 소위 우주항공 전문가들인 '코스모스 클럽' 멤버들이 3명이나 지방성의 당서기에 올랐습니다. 이들 당서기들 중 중앙위원의 타이틀을 가진 이들은 20기 당대회 혹은 늦어도 21기 당대회에서 정치국원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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