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통제경제'로 치닫는 시진핑 천하…中 리스크에 본격 대비해야

입력 2022-10-10 17:13  

중국이 16일 개막하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당대회)에서 사회주의 통제경제로의 회귀 가속화를 공식화할 모양이다. 지난 주말 열린 ‘7중 전회’에서 ‘시진핑 사상’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당 헌법(공산당 장정) 서문 개정안을 당대회 안건으로 채택한 것이다. ‘마오쩌둥 사상’급으로 격상될 예정인 ‘시진핑 사상’이 강조하는 경제적 아젠다는 공동부유(共同富裕)다. 공동부유는 중국 혁명 지도자 마오쩌둥이 제창한 개념으로 ‘다 같이 잘살자’는 의미다. 듣기에 그럴싸하지만 실제로는 ‘민간기업이 부를 독점해선 안 된다’는 국진민퇴(국유기업이 앞장서고 민간기업은 퇴장한다)와 동의어로 해석된다.

공동부유가 강조된 최근 2년 새 경제 부진이 심화하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속도조절’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 공동부유가 강조되면 중국을 ‘G2’로 이끈 지난 40여 년의 개방과 시장경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알리바바 바이두 디디추싱 메이퇀 텐센트 등 많은 빅테크가 공동부유 방침에 소홀하다 괘씸죄로 홍역을 치렀다.

‘공동부유 밀어붙이기’는 중국이라는 국가의 공산주의 본색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현지에서는 향후 5년간 “민간기업의 90% 이상이 국가 지배로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통제와 간섭은 이미 빠른 속도로 시작되고 있다. 알리바바 계열 금융사인 앤트그룹 자회사들은 국유기업 자본이 유입돼 국유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짧은 동영상 ‘틱톡’으로 유명한 바이트댄스도 지분과 이사 자리를 국유기업에 할당했다.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을 경계해야 한다”는 시 주석의 말대로 착착 진행되는 모습이다.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는 이름 아래 몰아치는 일련의 변화는 중국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한다. 사실상 거의 모든 기업이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들어간다면 감당하기 힘든 불투명성과 리스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도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생산과 판매 양측에서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이던 중국은 이제 경계 대상 1호가 되고 말았다. 중국 의존을 최소화한 새로운 경제 생태계 구축이 더욱 시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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