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세금 규제도 대폭 완화된다. 기존에는 서울에 집을 한 채 가진 사람이 부산에 집을 더 사면 취득세율이 8%였지만, 앞으로는 1~3%만 내면 된다. 비규제 지역에선 다주택자 종부세 최고 세율이 6%에서 3%로 낮아진다. 또 보유 기간에 따라 최고 30%까지 세금을 감면받는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인천 3곳(연수·남동·서구)과 세종은 투기과열지구에서 조정대상지역으로 규제 수위가 낮아졌다. 이로써 지방은 투기과열지구가 한 곳도 없고, 종전 101곳이던 전국 조정대상지역은 41곳이 해제돼 총 60곳으로 줄어들었다.
조정대상지역은 청약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2016년 11월 도입한 제도다. 조정대상지역에선 담보인정비율(LTV)이 집값의 최고 50%로 제한되고, 다주택자는 취득세·종부세·양도세가 중과되는 등 금융·세제·청약·거래에서 각종 규제가 적용된다.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역에선 “거래 숨통이 트이면서 부동산 경기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수차례 건의한 규제 해제 노력이 결실을 봤다”고 말했다. 부산은 2019년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순식간에 아파트값이 급등한 바 있다.
다만 평택, 안성, 파주 등 수도권의 잠재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는 저가 주택 위주로 외지인의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꿈틀거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안성 아파트 매매가격은 1.19% 상승했다. 평택과 파주 집값도 각각 0.13% 올랐다. 이 기간 경기 평균 집값이 2.40%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평택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들어선 고덕신도시를 중심으로 외지인의 주택 매수 수요가 지속적으로 몰리면서 집값 하방 압력을 피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인 아실 집계에 따르면 지난 8월 평택의 외지인 주택 매매 거래량은 81건으로, 경기에서 가장 많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파주는 운정신도시 개발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호재가 있어 주택 수요가 꽤 높은 편”이라며 “대출 규제가 낮아진 덕분에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수요자가 다소 늘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다음달까지 비규제 지역이 된 수도권 5개 지역에서 총 1만16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지역별로 △파주 3641가구 △평택 3546가구 △양주 1837가구 △안성 992가구 등이다. 한화건설은 이달 평택 화양지구에서 ‘포레나 평택화양’을 선보인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10개 동, 전용면적 74~99㎡ 총 995가구 규모다. 단지가 들어서는 평택 화양지구는 서울 여의도 면적(약 290만㎡)에 버금가는 279만2500㎡ 규모로 조성된다.
파주에선 호반건설이 ‘운정신도시 호반써밋 A39·A2블록’(총 1628가구) 분양에 나선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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