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그나마 기댈 곳은 정유·가스·보험株"

입력 2022-10-10 17:22   수정 2022-10-11 01:0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S&P500지수가 5% 이상 하락한 가운데 3150선까지 ‘경착륙’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런 시기일수록 시장수익률을 넘는 업종으로 방어적 대비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석유·음식료·보험 시장수익률 웃돌아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S&P500지수의 하단선을 3150으로 제시했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한다면 3600선을 유지하겠지만, 경착륙할 경우 3150선까지 떨어진 뒤 내년 말에야 3750까지 반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근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업종을 중심으로 방어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키움증권은 최근 미국 시가총액 100억달러 이상 상장사 가운데 최근 3개월, 6개월, 12개월 모두 S&P500지수 수익률을 웃돈 기업 수를 업종별로 조사했다. 분석 결과 석유·가스업종이 25개 기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음식료(15개), 보험(11개), 바이오(8개), 기계(8개), 헬스케어(7개) 등 순서였다.

석유·가스업종은 최근 유가 하락에도 견고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업종 대장주로 꼽히는 엑슨모빌과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은 연초 대비 각각 59.0%, 124.7% 상승했다. 세계적인 탈석탄 움직임으로 신규 시추 활동이 줄어들면서 유가가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데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을 결정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석유·가스주 중에서도 웨스턴미드스트림파트너스(WES)를 저평가된 종목으로 꼽았다. 이 업체는 원유 운송·정제(미드스트림) 분야 사업을 영위하는데,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의 실적이 오를수록 함께 주가도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경기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보험주 중에선 손해보험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장기 채권을 주로 보유한 생명보험사들과 달리 손해보험사들은 단기 채권 중심이어서 채권금리 급등에도 손실이 비교적 적었다는 설명이다. 미국 손해보험 회사 에리인슈어런스(ERIE)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5.58%로 다른 보험사보다 높았다.

프린서플파이낸셜그룹(PFG)은 생명보험사지만 3개월 수익률이 13.39%로 높은 편이었다. 최근 퇴직연금 사업부의 비중이 더 커져 금리 상승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음식료품 업종은 소비 침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비싼 육가공품 업체들의 주가는 급락한 반면 냉동식품, 스낵 등 저렴한 음식료품 생산 업체들이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스팸’으로 잘 알려진 호멜 주가는 최근 3개월간 7.8% 하락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냉동감자 제품을 생산하는 램웨스턴홀딩스(LW) 주가는 같은 기간 10.7% 오르면서 다른 식품주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석유·가스, 음식료, 보험 등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은 가운데 거시적인 투자환경을 크게 바꿀 만한 요인이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고금리 정책 지속 등을 고려하면 올해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종목을 고르는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전통적 방어주도 고려해야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배당주·경기방어주를 중심으로 한 투자전략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DB금융투자는 필립모리스(PM)와 T모바일(TMUS)을 경기방어주로 추천했다. T모바일은 2분기 경쟁사인 AT&T와 버라이즌이 실적 쇼크를 겪는 와중에도 주당순이익(EPS)이 예상치를 크게 넘는 1.43달러를 기록하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필립모리스는 최근 주가가 낮아지면서 배당수익률이 연간 5.8%까지 올라 배당주로서의 매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제약업체 카디널헬스(CAH)와 차량용 엔진업체 커민스(CMI)는 배당형 성장주로 고려해볼만 하다는 조언이다. 카디널헬스는 최근 3개월간 주가가 29% 이상 오르면서도 연간 배당수익률은 2.86%로 양호한 편이다. 커민스도 같은 기간 주가가 8.3% 올랐다. 연간 배당수익률은 2.83%다.

CNBC는 “카디널헬스와 커민스는 낮은 부채와 낮은 시장 민감도를 갖고 있어 변동성이 높은 장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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