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에 정부 기금 1000억원을 투자해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담당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옵티머스 사태에 관여한) 당시 기금운용본부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정년퇴직을 앞두고 10일 전에야 징계위원회를 열었고 정직 1달 처분을 받았다. 엄청나게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아무 문제없이 일주일 정도 먼저 나가는 수준에서 (징계가) 끝났다"면서 "제대로 된 처분이 맞다고 생각하나. 만약에 옵티머스 사건 피해자들이 알게 되면 합리적인 조치라고 볼 것 같냐"고 지적했다.
옵티머스 사태는 사모자산운용사가 공공기관 채권에 투자한다고 시중에서 펀드를 팔아 5000억원대 자금을 유용한 사건이다. 전파진흥원의 기금운용본부장으로 재직하던 최씨는 2017년 5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4차례에 걸쳐 1060억원의 자금을 옵티머스에 투자했다.
그는 전파진흥원 내규상 투자 제한 상품이던 매출채권에 투자하도록 실무자에게 직접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투자 전인 2017년 4월 옵티머스 대체투자 대표와 서울의 한 일식당에서 투자와 관련해 사전 공모했다는 정황도 제기됐다. 최씨는 이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전파진흥원은 작년 기금운용본부장 최씨의 옵티머스 사태 관련 징계위에서 직무권한을 남용해서 투자 제한 대상에 투자를 지시한 혐의로 정직 1개월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쳤다.
이에 대해 정한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원장은 "결과적으로 (지적에) 공감한다"며 "당시 본부장이 퇴직하기 전에 서둘러서 (징계를) 한 것이고 퇴직하고 난 다음에 할 수 없어서 (정직 1개월의) 중징계 의결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의원은 "과연 그 말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해가 안 되는 가벼운 징계"라며 "전파진흥원 전체가 또는 핵심 (구성원)이 같이 올려서 결정한 사안이거나 최모 전 기금운용본부장의 뒷배가 무서워서 못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기부의 징계 요구서를 보면 (해당 본부장이) 고의로 업무처리를 했다고 돼 있다"며 "그런데 전파진흥원은 그냥 과실로 보고 징계했다. 종합감사 전까지 향후 대책을 마련해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