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면서 과도한 요청을 한 사연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 6월 한 자영업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랑 먹을 거라 위생에 더 신경 써달라. 물티슈 20개, 냅킨 많이, 온수 1컵"도 요청한 고객의 주문을 취소했던 일을 전했다.
황당했던 자영업자 A씨는 곧바로 해당 주문을 취소했지만 고객은 비슷한 요청사항으로 4번이나 주문을 계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2일 커뮤니티에는 "사장님을 화나게 한 요청사항"이라는 제목으로 한 치킨집 주문 요청사항에 기재된 내용이 공유됐다.
치킨집으로 추정되는 해당 매장 주문서에는 "마스크 꼭 착용하고 요리 부탁", "봉투 꼼꼼히 무 꽉 채워서 예쁘게 넣어달라", "정량 안 떨어지게 넉넉히 바삭하게 튀겨달라", "오토바이 소리 안 나게", "강아지 있으니 벨 노크 하지 말라", "문 앞 의자 위에 흙 안 묻게 올리고 문자 전송해달라", "절대 안 식게 해달라", "수저 포크 챙겨서 소금은 빼고"라는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이 글에 "이 정도면 바쁘다고 주문 취소하는 게 맞다"는 등 부정적인 댓글이 달렸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배민사장님광장’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장 곤란한 손님에는 '당당하게 사이드메뉴 서비스 요청하는 경우'가 꼽혔다.
2위는 ‘레시피 무시하는 과도한 맛 변경 요청’(21.2%), 3위는 ‘2인분 같은 1인분 요청’(14.9%) 등이었다.
한 자영업자는 "감자튀김 1개 시키면서 케첩 10개 달라는 고객도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각종 앱을 통한 포장이나 배달 주문이 늘면서 손님들의 리뷰가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자영업자들은 이런 무리한 요구를 대놓고 무시하기도 어렵다. 혹시나 요청사항을 들어주지 않았다가 별점 테러를 당할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정의당 6411 민생특별위원회에서 실시한 ‘배달앱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배달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 가운데 리뷰와 별점이 매출에 영향을 준다고 답한 비율이 74.3%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