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그룹 등 유통 3사에 인사 ‘격랑’이 예고된다. 순풍만 타는 듯했던 현대백화점조차 대전 아웃렛 화재 등의 역풍을 맞고 있다. 롯데그룹도 실적이 저조한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설(說)이 퍼지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이와 관련, 반포 그룹 전략실에서 진행 중인 경영 진단이 예상외로 오래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외부엔 SCK컴퍼니에 대한 감사 정도로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문제가 된 마케팅 실패뿐만 아니라 A부터 Z까지 거의 모든 부문에 대한 경영 진단이 이뤄지고 있다”며 “SCK컴퍼니를 케이스로 삼아 그룹 전반에 긴장을 불어넣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보다 좋을 수 없다”고 할 정도로 호실적을 누리고 있는 백화점 부문조차 인사 검증을 철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백화점 부문을 맡고 있는 정유경 신세계총괄 사장이 인사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임원 심층 면접을 폭넓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미래에 대한 뚜렷한 비전이 부족하다는 것이 정 총괄사장 등 임원진의 고민일 것”이라며 “뜻밖의 인사가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롯데 관계자는 “부회장 라인엔 변화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도 “신동빈 회장이 계열사 대표들로부터 보고를 받으면서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예상보다 계열사 CEO에 대한 교체 폭이 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인사 혁신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높다. 아웃렛 화재라는 대형 악재에 대한 책임이 불가피한 데다 역대 최저가로 떨어진 주가 부진도 고민일 수밖에 없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닥쳐올 불황의 한파에 대형 유통 3사 모두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며 “안정 지향보다는 쇄신형 인사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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