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장주로 꼽히는 은마아파트가 최근 외관 도색 작업과 옥상 방수페인트 공사에 나섰다. 장기간 재건축을 추진해온 단지여서 일각에선 “곧 허물 단지인데 왜 도색하느냐” “재건축 계획이 어그러지니 도색하는 것 아니냐” 등 각종 억측이 나돌고 있다.
일단 ‘도색을 하면 노후도가 떨어져 재건축 심사 때 불리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은마는 재건축 가능 여부를 가늠하는 안전진단을 2010년 통과했기 때문이다. 안전진단을 모두 통과한 만큼 부분 개·보수를 해도 재건축 심사 과정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은마아파트의 재건축 걸림돌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정비계획안 심의다. 이 단계에서 도계위가 5년 넘게 통과시켜주지 않아 재건축 절차가 멈춰선 상태다.
일각에서는 공동주택 회계로 잡히는 장기수선충당금을 소진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장기수선충당금은 공용공간 수리에 사용하기 위해 적립하는 기금이다.
은마아파트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의 장기수선충당금은 15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장기수선충당금은 재건축으로 단지가 멸실·철거되면 주민들에게 기금을 전액 돌려줘야 하는 만큼 예산을 소진해 환급금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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