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나오는 경제·금융] 금리 오르면 채권값 떨어지는 원리 이해해야

입력 2022-10-17 10:00   수정 2022-10-18 13:30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계약은 법률 행위의 일종으로서, 당사자에게 일정한 청구권과 이행 의무를 발생시킨다. 청구권을 내용으로 하는 권리가 채권이고, 그에 따라 이행을 해야 할 의무가 채무이다.

- 2019학년도 수능 국어 16~20번 지문 中 -
수능은 기본적으로 특정 개념을 몰라도 풀 수 있게 출제됩니다. 하지만 그 개념에 대한 설명이 그다지 친절하지 않습니다. 만약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나온다면 시험장에서의 심리적 압박이 훨씬 덜하겠죠. 또 이전 시험에서 나왔던 특정 개념의 심화 개념이 등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채권이 나온 만큼 향후 국채, 회사채 등에 대한 지문이 출제돼도 이상하지 않죠.

채권은 특정 시점까지 약속된 이자를 지급하겠다는 증서입니다. 채권 소유자가 채권 발행자로부터 약속된 원금과 이자를 받을 수 있죠. 채권을 발행한 사람이나 법인은 자금을 조달하고, 반대로 사들인 사람은 수익을 냅니다.

채권은 종류가 매우 많습니다. 크게는 발행주체별로 나뉩니다. 채권을 발행하는 주체가 국가라면 국채, 지방자치단체면 지방채, 회사라면 회사채인 식입니다. 기간별로도 나뉩니다. 1년 미만으로 갚겠다는 증서라면 단기채, 1년 이상 3년 미만은 중기채, 3년 이상은 장기채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재정에 쓰기 위해 국채 또는 지방채를 발행하죠. 회사는 자금조달 수단으로 회사채를 활용합니다.

은행에 돈을 넣어두고 이자를 받는 예금과 뭐가 다르냐고요? 예금은 예금주를 바꿀 수 없죠. 통장을 사고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채권은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습니다.

자 그럼 문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3.9%라는 뜻은 무엇일까요? 바로 미국이 발행한, 10년 뒤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의 연간 수익률이 3.9%라는 뜻입니다. 당연히 국가별 신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발행 국가마다 금리가 다릅니다. 예를 들어 필리핀 10년물 국채 금리는 7%대, 우간다는 18%대입니다. 국가가 파산하면? 채권은 휴지 조각이 되겠죠.

회사들이 발행할 때도 회사의 신용등급에 따라 회사채 금리가 달라집니다. AAA부터 D까지 18개 등급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의 신용등급은 AAA입니다. 신용도가 낮은 회사가 내놓은 회사채라면? 당연히 높은 수익률이어야 사람들이 사고 싶겠죠. 이렇게 국가든 사람이든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 차이가 나는 것을 스프레드라고 부릅니다. ‘스프레드가 높다면? 신용도가 낮다!’만 기억하면 됩니다.

우리는 뉴스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올렸다는 얘기를 듣곤 합니다. Fed가 인플레이션이나 경기 과열 등을 예상할 땐 금리를 올리고 반대로 시중에 돈을 풀고 경기를 활성화해야 할 때는 내립니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움직이면 이에 따라 채권 금리도 달라지게 됩니다.

왜냐고요? 금리가 달라진 후 새로 발행되는 채권을 생각해보세요. 만약 10년 뒤에 3% 이자를 준다는 10년물 국채가 있었는데, 이후 기준금리가 올라 10년물 국채 금리가 5%가 됩니다. 그럼 기존에 있는 채권은 매력이 떨어지겠죠? 채권을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당연히 가격도 떨어집니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그 채권을 사서 만기 때 낼 수 있는 수익률은 높아집니다. 마지막에 받을 수 있는 이자는 고정값인데, 사는 가격이 낮아지면 채권 수익률은 높아진다는 얘기입니다. 즉 채권 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입니다.

어렵나요? 예를 들어 어떤 채권을 1억원어치 샀습니다. 이 채권이 약속한 금리는 연 5%. 만기는 1년 남았습니다. 그럼 투자자는 1년 뒤에 원금과 이자 500만원을 합쳐 1억500만원을 받겠죠. 그런데 이후 금리가 오르면서 이 채권의 인기가 떨어졌습니다. 만기가 6개월 남은 시점에 채권 가격이 9900만원이 됐습니다. 이 채권을 산 사람은 6개월 뒤 1억500만원을 받겠죠. 9900만원 주고 반년 만에 600만원을 벌었으니 채권 수익률은 연 기준 약 6.3%가 됩니다. 보세요. 채권 가격은 100만원 떨어졌지만 수익률은 올랐지요. 채권이 약속한 금리는 변하지 않지만 그 채권을 사는 시점의 가격에 따라 채권의 수익률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만 기억하면 됩니다.

고윤상 한국경제신문 기자
NIE 포인트
1. 예금과 채권은 어떻게 다를까.

2. 채권은 원금이 100% 보장될까.

3. 채권 금리와 수익률의 차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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