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유럽 보란 듯 튀르키예와 '가스 밀월'

입력 2022-10-14 15:22   수정 2022-11-1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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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터키)가 러시아와 함께 자국에 ‘유럽향(向) 가스 허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불거진 유럽의 에너지 대란을 계기로 양국은 에너지 부문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두 정상은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 교류 및 신뢰 구축 회의(CICA) 제6차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회담을 열었다. 구체적으로 튀르키예와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추가 건설, 가스 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튀르키예 거래소 설립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논의는 푸틴 대통령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흑해를 통해 튀르키예와 남부 유럽을 잇는 튀르크스트림 가스관이 러시아 가스 수송을 위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로”라며 “튀르키예를 포함한 잠재적 구매자들이 관심이 있다면 유럽 등 제3국에 가스를 판매하기 위한 허브를 튀르키예에 구축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양국은 튀르키예의 제2 원자력발전소 건설도 논의하는 등 원자력 분야까지 에너지 협력 확대를 모색했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기업 로사톰이 현재 튀르키예 남부에 건설 중인 1호 원자로(아쿠유 원전) 외에 흑해 연안 시놉 지역에 2호 원전을 추가로 짓는 방안이다.

러시아는 에너지 외에 곡물 자원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게나디 가틸로프 제네바 유엔사무소 주재 러시아 대사는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인해 비료 등의 수출에 제한이 많다”는 불만 서한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흑해 항구를 통해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허용하는 협정을 갱신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상의 ‘경고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러시아가 최근 강제 병합시킨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급속도로 장악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헤르손의 친러 자치정부는 주민들에게 러시아의 다른 지역으로 대피하라고 권고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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