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운전은 살인" 경각심 커지는데…재범율 높은 이유는 [연계소문]

입력 2022-10-15 20:08   수정 2022-10-15 20:09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적발 소식이 잇달아 전해져 많은 이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음주운전을 엄격하게 바라보는 대중의 인식과 상반되는 느슨한 경각심이 거듭된 문제를 일으키고 이른바 '문제 연예인'의 복귀 발판이 되어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올 한 해에만 9명의 연예인이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켰다. 가장 최근 논란이 된 그룹 신화 멤버 신혜성을 비롯해 빅톤 허찬, 배우 곽도원, 김새론, 유건, 그룹 제국의 아이들 출신 문준영, MC 딩동, 방송인 겸 공간디자이너 임성빈, 미스코리아 출신 방송인 서예진 등이다.

음주운전 문제에 대해 대중은 살인을 부를 수 있는 '중대 범죄'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국민 10명 중 9명이 "음주 운전자 운전면허 재취득을 영구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그럼에도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바탕으로 활동하는 연예인들이 이 같은 국민적 공감대를 따라가기란 아직 요원한 듯하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연예계에서 음주운전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근본적으로 직업적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 연예인들이 공개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놓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지 않냐. 대부분 할 수 있는 게 밀폐된 공간에서 술을 마시는 일 정도가 되는데, 그러다 보니 음주 관련한 사건이 주로 많이 벌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 하더라도 음주운전은 본인들이 경각심을 가지면 충분히 생기지 않을 수 있는 문제다. 결국 본인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문제는 반복된다고 본다. 더불어 뚜렷한 갑을관계 때문에 매니저가 통제 불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점도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장 최근 물의를 일으킨 신혜성은 2007년 4월에도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바 있어 '괘씸죄'가 추가됐다. 재범이라는 점에서 과거 자숙기간의 진정성까지 의심받고 있다.

실제로도 '습관적 음주운전'은 사회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2회 이상 적발된 상습 음주 운전자 수는 16만2102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년 이내 재범을 저지른 이는 2만9192명이었다. 3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사람은 7만4913명에 달했다.

신혜성뿐만 아니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인 래퍼 노엘(본명 장용준)도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 경찰관의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 밖에도 배우 안재욱, 박시연, 박중훈, 김지수, 방송인 서장훈 등이 두 차례, 리쌍 출신 길과 배우 윤제문은 세 차례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사회 전반적으로 재범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하는 연예인들에 대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재범, 3범이 증가했다는 점에 맞춰 연예계 활동에 대한 제한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했다.

실제로 3번의 음주운전 이력이 있는 윤제문의 복귀를 두고 일각에서는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성우 역시 음주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한 지 1년 만에 복귀했던 바다.

김 평론가는 "음주운전 연예인의 방송 출연과 관련한 일률적인 기준은 없다. 지상파는 다소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지만, 요즘엔 케이블 등 매체가 많아져서 이를 통해 복귀하는 경우도 잦다"면서 "영향력을 지닌 스타들에 대해서 더 엄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기획사 또한 영향력이 큰 스타일수록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기획사 전체를 붕괴할 수 있는 사회적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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