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최상의 시청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광고는 안 넣겠다”는 기존 방침을 바꾸고 월 5500원짜리 ‘광고형 베이식’ 요금제를 도입한 이유다. 업계에선 “OTT업계의 다음 화두는 가격 전쟁(price war)”이란 로이터통신의 전망이 조만간 현실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디즈니, 애플 등 경쟁 OTT뿐 아니라 티빙, 웨이브 등 국내 OTT도 가격 인하 대열에 합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격 부담 때문에 가입과 해지를 반복하는 ‘메뚜기족’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OTT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런 전망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최근 시행한 설문조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저렴한 광고 요금제를 이용할 생각이 있다고 답한 것. 넷플릭스는 내년 3분기까지 전 세계 가입자 2억2000만 명 중 약 18%에 해당하는 4000만 명이 이 요금제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용자로선 광고를 보는 게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다양한 플랫폼 구독료를 내는 데 부담이 큰 상황에서 많은 관심을 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대만큼 가입자를 끌어모으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부 네티즌은 “광고를 보느니, 유튜브로 넷플릭스 콘텐츠 요약본을 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넷플릭스의 가격 정책 변화는 실적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지난 1분기 유료 구독자는 전 분기 대비 20만 명 줄었다. 2011년 이후 11년 만의 첫 구독자 감소였다. 이어 2분기 가입자도 1분기와 비교해 97만 명 줄었다. 국내 시장에서도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1288만 명에 달했던 넷플릭스의 MAU는 1년여 만에 1158만 명으로 감소했다.
국내 광고시장도 요동칠 전망이다. 포털 및 지상파 방송사 등에 배정된 광고가 넷플릭스로 향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광고주들의 광고 집행이 TV에서 OTT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희경/선한결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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