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거 통보받은 美 30대 하숙생, 집주인 살해 후 유기

미국 시카고에서 퇴거 통보를 받은 30대 여성 하숙생이 집주인을 살해하고 냉동고에 유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13일(현지시간) 시카고 경찰은 시카고 북부 파노스지구의 하숙 전용 주택 입주자 샌드라 콜라루(36·여)를 집주인 프랜시스 워커(69·여) 살해 용의자로 지목하고, 1금 살인 및 살인 은폐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콜라루는 지난 8일 워커로부터 퇴거 통보를 받고 이틀 만인 지난 10일 범행을 저질렀다. 퇴거 압박이 범행 동기가 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경찰 조사 결과 10일 오전 2시30분께 집 안에서 비명이 들려 다른 하숙생이 워커에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문자메시지를 하자 '아무 일 없다'는 내용의 답이 왔다.

하지만 이 문자메시지는 콜라루가 워커의 휴대폰을 이용해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하숙생들은 아침이 됐는데도 워커가 보이지 않고 온종일 전화도 받지 않자 오후 7시께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콜라루는 집 안에 있었지만, 경찰의 질문에 '답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집을 나섰고, 콜라루가 버린 대형 비닐봉지에서 피범벅이 된 수건과 이불보 등을 발견했다.

콜라루는 자동차를 견인해야 한다며 견인 차량을 불러 인근 미시간호변 포스터비치에 비닐봉지를 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견인차 운전기사를 흉기로 위협해 가중폭행 혐의가 추가됐다.

범행 증거물을 확인한 경찰은 집 안을 수색한 결과 워커와 콜라루 방에서 혈흔이 발견됐고, 냉동고에서 워커의 시신을 찾아내 콜라루를 체포했다.

한편, 피해자 워커는 대학원에서 음악을 전공하고 피아노 교습을 하면서 20년 이상 성당 반주자로 봉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쉼터가 필요한 여성들에게 방을 빌려주고 주변인을 살뜰히 챙기는 사람이었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반면, 콜라루는 이번 사건 발생 전에도 다른 하숙생들과 마찰을 빚었고, 경찰이 출동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