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장애 19시간째…'네이버는 되는데 왜?'

입력 2022-10-16 10:16   수정 2022-10-16 14:09




지난 15일 데이터센터 화재로 오후 3시30분께 발생한 카카오 서비스 오류가 일부 지속되고 있다. 수천만명이 이용하는 '전국구 서비스'가 이정도 긴 장애를 겪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똑같은 데이터센터에 입주해 있는 네이버의 서비스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돼 카카오의 비상 재해복구(DR) 대책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PC버전과 모바일 카카오톡 사진 전송, 카카오버스 등 카카오 산하 서비스 여럿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다. 전날 경기 판교의 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불이 나 카카오 서버 장비가 있는 구역 내 전원 공급이 차단된 까닭이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장애 발생 약 6시간만인 지난 15일 오후 9시40분께 사과 성명을 내고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을 완료했으나 안전상의 이유로 데이터센터에 즉시 전원을 공급하기 어려워 장애 해결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 수준의 대규모 IT 서비스가 한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전반에 오랜 장애를 겪는 것은 이례적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올초 기준 카카오톡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MAU) 수는 4743만명에 달한다. 한국 총인구 수(5178만명)의 91.5%에 달한다.

반면 똑같은 데이터센터에 입주해 있는 네이버와 SK텔레콤 등의 서비스는 대부분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네이버는 쇼핑 검색 등 일부 서비스에 장애를 겪었다. 검색, 뉴스, 카페, 블로그, 오픈톡 등도 일부 이용이 원활하지 않았으나 서비스 전반이 멈추진 않았다. 뉴스의 경우 일부 기사에서 뉴스 댓글 기능이 제한됐던 정도다. 네이버의 라이브커머스 쇼핑라이브는 장애 발생 약 세시간만에 기능을 복구했다.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등은 결제·구매 등에 대해 아예 기능 문제가 없이 평소처럼 운영됐다. 카카오의 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가 멈추면서 배달의민족 등 각종 연계 서비스까지 영향을 받은 것과는 정반대다.

이는 네이버가 데이터를 분산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메인 서비스 서버를 춘천에 있는 자체 데이터센터 '각'에 두고 있다. 일부 서비스 서버는 판교 등에 분산해 두고 있다. 네이버는 “일부 기능 제한이 있기는 했지만, 데이터센터를 이원화해 운영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한 데이터센터에 서비스를 몰아놓으면서 피해가 길어졌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는 각자대표 공동성명을 통해 "이원화 시스템을 두고 있고, 화재 사실을 인지한 즉시 조치 적용을 시작했으나 적용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했다. '이원화는 했는데, 이원화가 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재해 발생 즉시 가동이 되지 않는 조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이원화 시스템이 있는데 적용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은 결국 이원화 체제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카카오처럼 대형 플랫폼 서비스업자가 데이터 운영 다변화를 하지 않았던 것은 상당히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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