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에 개인 투자자인 '개미'들이 17일 월요일 증시 개장을 앞두고 불안해하고 있다. 주가가 이미 연초 대비 반 토막난데다 이번 서비스 장애로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나 SK관련 서비스에 비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어 기업의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장주’ 삼성전자 다음으로 소액주주가 많다보니 '국민주'로 꼽힌다. 상반기인 지난 6월까지 카카오에 투자한 소액주주는 204만명에 달한다. '국민메신저'인 카카오톡을 믿고 돈을 넣은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자회사들의 '쪼개기' 상장 논란과 임원진들의 먹튀 논란에 이어 이번 화재사고로 인한 장애까지 겹쳐 17일 주가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애를 일으킨 카카오 서비스가 16일 일부 복구됐다. 카카오톡의 10시간을 넘긴 오류는 2010년 출시 이후 12년 만에 최장 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번 서비스 장애로 카카오톡을 비롯해 다음서비스와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엔터테인먼트(멜론·웹툰),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 픽코마 등이 정상가동되지 못했다.
카카오는 최근 경기 둔화에 따른 광고, 커머스 산업의 실적 부진 그리고 증시 하락에 따른 성장주들의 동반 약세 등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카카오 주가는 연일 신저가를 기록해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과 비교해 54.3% 내렸다. 자회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70% 이상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3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이 컨센서스(1929억원)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에 카카오는 회사의 수익향상 방안과 관련 '4분기 카카오톡 오픈 채팅에 광고를 도입하겠다'는 등의 발표를 한 바 있다. 업계에서도 당장은 수익성이 낮겠지만 '카카오톡'을 가지고 있는한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쪽이었다.
가장 최근 거래일인 지난 14일에는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주말에 발생한 사고로 카카오는 물론 관련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미 각종 앱스토어에는 카카오톡을 대체할 다른 메신저들이 다운로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카카오의 금융 서비스에 대해서도 이용자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금융서비스의 경우 이미 대체할 플랫폼들이 있기에 이러한 불신이 주가에 반영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더군다나 주말 사이 미국 뉴욕증시마저 급락했다.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14일(현지시간) 전장보다 327.76포인트(3.08%) 밀린 10,321.39로 장을 마감했다.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들의 낙폭이 더 컸다. 전기차 종목인 테슬라(-7.55%)와 루시드(-8.61%), 리비안(-11.66)가 급락했고 애플(-3.22%), 마이크로소프트(-2.42%), 아마존(-5%), 엔비디아(-6.13%) 등도 떨어졌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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