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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변곡점을 맞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떨어지는 약세장 초반부를 지나 주당순이익(EPS)이 증시의 핵심변수로 떠오르는 중반부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불경기 속에서도 이익이 뛰는 ‘흙 속의 진주’ 종목을 찾을 때라고 조언한다. 실적 전망이 밝은 에너지와 식품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미국 S&P500지수 PER은 18.05배로 1년 전(30.72배)보다 약 40% 떨어졌다. 증권가에선 PER이 하락하는 약세장 초반부가 마무리되고 중반부가 시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PER이 급락해 미국 증시의 고평가는 어느 정도 해소된 상황”이라며 “약세장 중반부터는 기업들의 EPS 하락이 본격화하며 증시 결정 변수가 PER에서 EPS로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약세장 중후반부에선 EPS가 증가하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부분 기업들의 실적이 떨어지는 와중에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종목은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EPS 상승세가 기대되는 대표적 업종은 에너지다. S&P500 에너지 기업의 올해 3분기 EPS는 전년 동기 대비 149.3% 증가할 전망이다. 전체 S&P500 기업의 평균 상승률(6%)을 훨씬 웃돈다.
키움증권은 실적 모멘텀이 특히 기대되는 에너지 기업으로 EQT와 슐럼버거를 꼽았다. 에너지 탐사기업 EQT의 올해 3분기 EPS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23달러로 전분기(0.83달러)보다 올랐다. 주가는 최근 3개월 새 21.03% 상승했다. 유전 장비 업체 슐럼버거의 EPS 예상치(0.55달러)도 전분기(0.50달러) 대비 올랐다. 주가는 3개월 새 40% 넘게 뛰었다.
식품주도 실적 모멘텀이 기대되는 업종이다. S&P500 음식료·담배 지수의 3분기 EPS는 전년 동기 대비 6.3%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2일 실적을 발표한 펩시코의 3분기 EPS는 1.97달러로 시장 예상치(1.85달러)를 뛰어넘었다.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는 최근 5일간 7.58% 올랐다. 미국 식품 회사 캠벨수프의 주가도 실적 기대 속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3분기 EPS 예상치는 0.86달러로 직전 분기(0.56달러)를 웃돌 전망이다.
박혜란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험 선호 심리가 약해진 상황에서 탄탄한 실적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식품주와 같이 꾸준하게 이익을 내는 업종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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