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대규모 K팝 콘서트가 출연 가수들의 '무더기 노쇼' 사태로 파행을 빚었다. 해당 가수들은 비자를 받지 못해 무대에 오르지 못했고, 주최 측은 이러한 사실을 공연 당일에 통보해 논란이다.
지난 15~16일(현지시간) 'KAMP LA 2022' 콘서트를 주최한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체 KAMP 글로벌(이하 KAMP)은 당초 콘서트에 참가하기로 한 15팀 중 절반 가량인 6팀이 비자 문제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다고 공지했다.
KAMP는 트위터를 통해 뱀뱀, 전소미, 카이, 라필루스, 태연, 자이언티의 불참을 알리며 "예측하지 못한 비자 문제, 아티스트와 기획사의 통제 밖에 있는 상황 때문에 아티스트들이 예정대로 (미국) 여행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소식을 알리게 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공연 첫날에는 출연 예정이었던 8팀 중 무려 5팀이나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이에 KAMP는 아티스트 공연 시간을 늘리고 둘째 날 공연에 오를 두 팀을 긴급 투입해 피원하모니, T1419, 모모랜드, 아이콘, 슈퍼주니어 등 5팀이 무대를 했다.
둘째 날 공연 라인업은 에스파, 청하, 에픽하이, 모모랜드, 몬스타엑스, T1419, 자이언티 등 7팀이었는데, 몬스타엑스의 불참이 뒤늦게 소속사를 통해 알려졌다.
한국 가수가 미국에서 유료 콘서트 등 영리 활동을 하려면 별도의 공연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KAMP는 비자 발급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출연이 무산된 가수들의 소속사 측은 비자 신청 등의 업무를 KAMP가 진행했으며 이들 요청에 따라 비자 신청 사전 작업에도 협조했지만, 공연이 임박해서야 비자 불승인 사실을 통보 받았다는 입장이다.
태연, 카이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주최 측에서 공연 비자 승인 업무를 진행했고 모든 부분에 사전 협조했으나 최종적으로 비자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주최 측의 상황 파악이 지연돼 빠르게 알려드리지 못했다"고 알렸다.
몬스타엑스의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도 주최 측이 비자 업무를 진행했으나 승인이 나지 않아 LA 공연과 '아이하트 라디오 라이브' 등 미국 스케줄이 부득이하게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주최 측의 후속 대응에도 팬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기한을 정해두고 해당 기간 내에 환불을 신청한 관객에 한해서만 하루 공연 티켓은 100%, 양일 공연 티켓은 50%를 환불해주겠다고 공지한 것. 이에 K팝 팬들은 불참 사실을 당일에 알리는 등 KAMP 측에 분명한 책임이 있음에도 관람객들에게 이를 전가한다고 비판했다.
이번 일과 관련해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미국 대중음악 매체 빌보드는 "주최 측은 이번 공연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K팝 행사'가 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계획이 급속도로 변경됐다"고 지적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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