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홍 GS칼텍스 사장(사진)은 17일 “모든 산업계가 투자를 놓고 ‘신중 모드’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GS칼텍스 본사 출근길에 기자를 만나 “경기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회사가 투자를 많이 진행한 석유화학 부문의 수익성이 좋지 않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그룹 4세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 사장은 오사키전기 IBM 셰브론에서 근무하고 2007년 GS칼텍스에 입사해 여수공장 생산 현장을 돌았다. 2019년 1월부터 GS칼텍스 대표이사(사장)를 맡고 있다. 세계 주요 산업현장을 돌았던 그도 요즘 같은 경영 환경은 낯설고 불확실하다고 토로했다. 기자와의 만난 자리에서도 여러 차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허 사장은 회사 실적을 언급하면서 ”요즘 수익성이 나지 않는 석유화학 부문이 가장 걱정된다“며 ”투자를 많이 진행한 석유화학 사업 흐름이 앞으로 실적을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올 상반기에 영업이익 3조2132억원을 거둬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선전한 상반기 실적과는 달리 하반기 우려가 깊다. 증권가는 GS칼텍스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을 5000억~8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2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석유화학 사업이 하반기 실적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유업계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를 비롯한 원료비를 뺀 마진)에 대해서는 “최근 지표는 올 상반기보다 큰 폭 떨어졌다”고 말했다.
회사 실적과 밀접한 국제유가 흐름에 대해 묻자 ”국제유가를 둘러싼 지정학적 요인들이 너무 많다“며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가격을 관리하는 측면도 있다“며 ”GS칼텍스를 비롯한 정유사로서는 원가가 높은 것은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안팎을 유지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원유를 들여와 정제하는 정유사들의 채산성 고민이 커진다는 의미다.
실효성 있는 친환경 사업을 전개할 뜻도 밝혔다. 허 사장은 “탄소를 감축할 여러 가지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며 “단순한 선언으로 그치기보다 실질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사업도 경제성과 연결이 되는 만큼 실효성 있는 사업 영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이 같은 사업의 일환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연료 관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화학과 함께 생분해성 플라스틱 원료인 ‘3HP(3-하이드록시피온산)’ 생산에도 나서고 있다.
허 사장은 또 “앞으로 사업이 잘되고 수익이 커지면서 법인세를 많이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싶다고도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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