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노원구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원구는 서민 주거단지가 모여있는 곳으로 최근 1~2년간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받은 수요자를 일컫는 말)이 몰리면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른 지역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지난달 집값이 가장 많이 내린 곳은 노원구로 1.17%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에서도 집값이 수억원 하락한 거래가 줄을 이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12단지'는 전용 66㎡는 지난달 5억9800만원에 거래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거래됐다. 마지막 거래는 지난해 5월이었는데 8억4000만원에 팔렸다. 직전 거래보다 2억4200만원 내린 수준이다.
같은 동에 있는 '상계주공13단지' 전용 45㎡도 3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5월 거래된 5억3500만원보다 1억5500만원 내렸고, '상계우방유쉘' 전용 84㎡는 5억9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최고가 8억5000만원(8월)보다 2억6000만원 내렸다.
비단 상계동에서만 하락 거래가 나온 것은 아니다. 월계동에 있는 '미성' 전용 50㎡는 6억4500만원에 팔렸는데 올해 최고가 8억2000만원(3월)보다 1억7500만원 하락했다. 중계동 '주공5단지' 전용 44㎡도 5억4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 5억9500만원보다는 5500만원, 작년 최고가 거래인 6억7000만원보다는 7500만원 내렸다.
노원구에 이어 하락률이 높은 지역은 도봉구로 지난달에만 0.83% 내렸고 △송파구(-0.69%) △중구(-0.62%) △성북구(-0.57%) 등도 하락 폭이 컸다.
지난달 전셋값 하락이 가장 거센 곳은 송파구로 0.91% 하락했다. 잠실동에 있는 '리센츠' 전용 84㎡ 전셋값은 최근 12억원 수준에 형성돼있다. 2020년 10월께 계약된 거래를 살펴보면 13억~14억원 수준인데 이보다 1~2억원 낮아졌다.
가락동에 있는 '헬리오시티' 사정도 비슷하다. 이 단지 전용 84㎡ 9월 기준 전셋값이 10억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12억원 수준이었는데 가격이 크게 내렸다.
이 밖에도 △강동구(-0.64%) △마포구(-0.6%) △중구(-0.58%) △성북구(-0.55%) 등도 전셋값이 크게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매매와 전셋값은 크게 내렸지만, 월세는 모든 자치구에서 올랐다. 노원구가 0.29% 상승해 월세가 가장 많이 올랐고 △마포구(0.23%) △도봉구(0.21%) △관악구(0.12%) △동대문구(0.13%) 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금리인상과 집값 추가 하락 우려로 매수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지속되면서 25개 자치구 집값이 크게 내렸다"며 "전세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으로 전세 수요가 줄어 전셋값은 내렸지만 월세를 찾는 수요는 늘어가 월세는 뛰었다"고 진단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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