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세상을 떠난 20대 여성 근로자의 어머니가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를 당한 20대 여성 근로자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생활하던 소녀 가장으로 밝혀졌다.
지난 15일 20대 여성 근무자 A씨는 오전 6시 20분께 소스 교반기에 원료를 넣어 배합하는 작업을 하다가 자신의 상반신 높이인 교반기의 오각형 입구에 상반신이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가 사고 당시 어떠한 물체 위에 올라 서 있던 것은 아니며, 교반기 앞에서 근무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고로 숨진 A(23) 씨는 SPL 그룹의 정규직으로, 입사한 지 2년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사회 초년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 사정상 A씨는 아버지 없이 어머니, 고등학생 남동생과 셋이 함께 지냈다.
A씨의 어머니 또한 경제활동을 했지만, 형편이 여의치 않았던 탓에 A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일자리를 잡은 뒤 수년간 생활비 상당 부분을 보태며 착실하게 가족을 부양해오던 A씨가 참변을 당해 안타까움이 커졌다.
A씨의 어머니는 연합뉴스에 "딸이 그동안 여러모로 가족에게 많은 보탬과 힘을 줬다"며 "우리가 많이 의지했던, 그야말로 '가장' 같은 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이 힘들다"며 말을 채 잇지 못했다.
A씨의 빈소는 전날 평택 소재 한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다만 발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경찰은 당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방침이었으나, 전날 A씨의 가족이 거부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부검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수사를 위해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계 안전사고 수사팀, 폭력계 지도팀 등 24명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또 경찰 관계자는 "사고 현장을 비추는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현장 상황과 직장 동료, 업체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당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안전수칙 위반 사항이 드러날 경우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사고에 이날 경기 평택시 SPC 계열 제빵공장 앞에서는 '파리바게뜨공동행동'과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여성 근로자가 숨진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사고가 일어난 SPC 계열 SPL 사업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이에 고용노동부도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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