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의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추진!’이라는 짧은 글(사진)을 게시했다.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자강의 시작!”이라는 말 외에 다른 설명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 글자 공약을 올렸던 방식과 비슷하다.
김 의원은 당권주자 사이에서 당원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높지만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게 약점으로 꼽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메시지 수위를 높이며 선명성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 이번엔 논쟁적인 사안을 끌어들여 국민의힘 주요 지지세력으로 떠오른 이대남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가 이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된 이후 국민의힘은 지지율 확대 등을 위한 수단으로 이대남을 공략해왔다.
국민의힘 당원 지형은 지난해 대선을 거치며 크게 달라졌다.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책임당원 수는 약 57만 명이었다. 이 중 약 40%(23만 명)가 이 전 대표 체제에서 새로 유입된 책임당원이다. 신규 당원의 절반 가까이가 ‘2040세대’, 80%가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의 주장이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성별 갈라치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 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주장에 대해 “안티페미니즘에 편승한 정치 구호”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이어 “군사기본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병역에 투입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김 의원의 주장은) 병역을 놓고 남녀 기계적 평등이면 해결된다는 논리가 깔려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여성들을 군대에 입대시켜 사격 훈련을 하자는 취지가 아니다”며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등으로 전쟁 환경이 급변하고, 남성 병력이 감소하는 현실적인 상황에서 전쟁이 발생했을 때 여성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정감사 이후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를 담은 법안도 발의할 계획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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