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창업자금 덜컥 줬다간 '증여세'…청년창업을 위한 절세전략 [더 머니이스트-혜움의 택스 인사이트]

입력 2022-10-22 07:20   수정 2022-10-23 16:24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1년도 대한민국 전체창업은 141만7973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전체 창업 수는 전년 대비 4.5%(6만6694개) 감소하였지만 39세 이하 청년층의 창업은 오히려 전년 대비 4.3%(2만875개) 증가했습니다. 우아한형제들, 컬리, 직방, 무신사, 크래프톤 등 다양한 스타트업의 성공사례는 정부와 공공기관의 창업 독려와 맞물려 점점 더 많은 청년들을 창업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좋은 사업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합니다. 정부 지원금을 활용해서 창업하는 방법도 있지만, 여유가 된다면 부모님의 도움 등을 통해서 시드머니를 마련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다양한 절세 방법을 활용해서 창업자금을 배가하는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가족으로부터 창업자금 대여 ; 증여세 납부 없이 2.1억원 무이자대여

정부지원금을 활용해 사업화를 해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사업아이디어가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형태일 수도 있고 시기적으로 맞지 않아 활용이 어려운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때에는 가장 가까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족들에게 먼저 시선이 가게 될 텐데요. 자금을 융통하기 다소 용이한 부모님께 먼저 다가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립심이 강한 청년분들은 부모님께 좋은 사업아이디어가 있으니 사업화를 위해 자금을 대여해 주십사 부탁하게 됩니다. 물론, 다시 돌려드릴 것이라는 약속과 함께요. 부모 자식간이니 사업자금을 융통해 주면서 아무런 증빙서류를 남기지 않는 경우가 일반적일 텐데 후에 이것이 문제돼 증여 이슈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부모자식간이라도 반드시 차용증을 작성해야 합니다. 대여금의 규모, 이자의 유무, 상환기일 등을 작성해 두어야 합니다. 세법에서는 부모와 자식 간에도 일정한 이자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현재 기준 4.6%를 이자율로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4.6%의 이자율로 계산했을 때 연간 1000만원 이내의 이자는 받지 않아도 증여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역산하면 약 2억1000만원의 대여금까지는 무이자로 대여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초기창업 자금으로 이 정도 규모면 부족하지 않기 때문에 이자 부담 없이 마련해 볼 수 있겠습니다.

가족으로부터 창업자금 증여 ; 증여세 납부 없이 5000만원까지 증여

부모님께서 경제적으로 넉넉하다면 대여보다는 마음 편히 사용할 수 있도록 증여하여 창업자금을 확보하는 것도 방법이 됩니다. 성인인 자녀와 부모 간에는 10년간 5000만원(미성년자는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1억원의 창업자금을 증여한다면 500만원의 세금을 납부하고 9500만원은 온전히 자녀의 창업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증여세율은 1억까지 10%이므로 낮은 세율구간에서 최대한 사업자금을 마련해 주고자 한다면 1억5000만원을 증여하여 1000만원의 세금을 납부하고 1억4000만원을 창업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는 대여금 형태와 결합해 5000만원은 증여를, 2억은 무이자 금전대차로 구성해 세금 부담 없이 2억5000만원의 창업자금을 마련해 볼 수 있습니다.

10년 후에는 다시 5000만원을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활용하면 최소한의 세금으로 자녀의 사업자금을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

③ '창업자금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 활용 ; 증여세 납부 없이 5억원 사전증여

구상하는 사업 규모와 계획이 큰 예비창업가도 있습니다. 이 경우 부모님이 사업자금을 지원해주기 위해 5억을 단순 증여하게 되면 증여공제(5000만원)를 받고서도 776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창업자금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납부하고 시작하게 되므로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 경우에는 '창업자금 증여세 과세특례 제도'를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나중에 자녀가 부모로부터 상속받을 금액을 먼저 증여받아 활용하는 개념입니다. 창업을 위해 증여받는 시점에 증여세를 감면받거나 낮은 세율로 부담하고 추후 상속 시 미리 증여받은 금액을 합산하여 상속세를 계산하게 합니다.

만 18세 이상 자녀가 만 60세 이상 부모에게 중소기업 창업을 목적으로 증여받는 경우 5억원까지는 과세하지 않고 5억을 초과하는 30억까지는 10%의 낮은 세율로 증여세를 납부하게 합니다. 따라서 5억 정도의 창업자금은 아무런 증여세 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특례 혜택의 절세효과가 큰 만큼 사후관리 요건은 매우 엄격한 편입니다. 증여받은 날로부터 2년 내 창업해야 하고 4년 이내에 창업자금을 모두 해당 목적에 사용해야 합니다. 창업 업종에 대한 제한도 있습니다. 특례를 통해 증여받은 자금은 기계장치 등 사업용 자산 취득과 사업장 보증금, 임차료의 용도로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사후관리 요건을 지키지 못한다면 본래 납부했어야 할 증여세에 가산세를 추가로 납부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사후관리 요건이 까다롭다는 점에서는 부담될 수 있으나 창업에 대한 계획이 뚜렷하고 규모가 있다면 이와 같은 특례를 잘 활용하는 것이 절세와 사업 성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④예비창업자 정부지원금 활용 ; 최대 1억· 평균 5000만원

마지막으로 절세 부분은 아니지만, 창업 자금 관련한 정보를 추가해 봤습니다. 절세를 통해서 충분한 자금이 모이지 않았다면 정부 지원금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정부는 혁신적인 기술창업 아이디어를 가진 예비창업자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창업사업화에 소요되는 자금을 '예비창업패키지'라는 사업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업화에 지원되는 자금은 최대 1억원이며 평균적으로 5000만원 정도가 지원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정부지원사업에서는 정부출연금에 대응되는 자부담금(창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자금)을 설정하기 마련인데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은 창업자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부담금이 없습니다.

창업자금 지원 외에도 창업교육과 사업화를 위한 멘토링을 지원받을 수 있기에 처음 사업을 해보는 청년 창업가는 많은 것을 도움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예비창업패키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면 후속지원으로 '초기창업패키지'라는 형태로 추가지원금을 연계하여 확보할 수도 있으니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아직 사업자를 내지 않은 예비창업가만 이 지원제도를 활용할 수 있고 매년 상반기(2~3월)에만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므로 시기적으로 잘 준비하셔야 한다는 점입니다.

취업보다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사업을 시도하는 청년 창업가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청년 창업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기반이 될 창업자금을 원활하게 마련하여 성공적인 스타트업이 대한민국에 계속해서 늘어나길 기대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세무법인 혜움 우재현 세무사(스타트업 컨설팅 전문)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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