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 20%의 법정 최고금리는 연 3%포인트의 연체 이자를 포함한 수치”라며 “이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최고금리는 연 17% 수준”이라고 말했다. 만약 연 19% 금리로 대출받은 차주가 제때 돈을 갚지 못하더라도 연 22%(연 19%+연체금리 3%포인트)가 아니라 연 20% 이자율만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상인플러스 삼호 스타 진주 등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이미 연 18%대에 달하는 저축은행이 적지 않다. 대출금리를 더 올릴 공간이 없다는 얘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비용에 해당하는 수신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1년 만기)는 연 4.72%로 연초(연 2.37%) 대비 2.35%포인트 상승했다. 은행권 예금상품 금리도 연 5% 돌파를 눈앞에 두는 등 1·2금융권의 수신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자금 대부분을 예·적금에서 조달하는 저축은행은 대출 실탄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1금융권 대비 높은 수신금리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 대출금리는 묶여 있는데 수신금리는 계속 올릴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3고(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현상이 심화하면서 리스크 관리 비용도 커지고 있다.
저신용자의 자금 경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저축은행 등이 수익성을 내기 위해선 비교적 우량고객 위주로 대출을 내주는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달에 3억원 이상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한 저축은행 중 신용점수 600점 이하 저신용자에게는 아예 대출을 내주지 않은 곳이 지난 3월 4곳에서 8월엔 11곳으로 늘었다.
한 2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나 소상공인 등은 생활자금이나 사업자금 마련 목적에서 2금융권을 이용해왔다”며 “굳이 지금 빌리지 않아도 되는 대출고객 비중이 비교적 많은 은행에 비해 타격이 크다”고 했다. 이런 와중에 국회에선 가계의 금융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로 법정 최고금리를 연 10%대로 더 낮추자는 법안이 발의돼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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