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이어 포드까지…포스코케미칼, 배터리 양극재 공급 '메가 딜'

입력 2022-10-18 17:42   수정 2022-10-2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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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이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미국 양대 자동차 업체인 포드에 대규모 양극재 공급을 추진한다. 이번 거래는 포드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북미산 배터리 광물·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앞두고 탈(脫)중국화를 통해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포스코에 ‘SOS’ 친 포드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달 20일 한국을 찾은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와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비공개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팔리 CEO는 최 회장에게 양극재 공급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포드가 포스코그룹에 양극재 공급을 공식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튬과 니켈 등 광물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을 것도 제안했다.

포드 요청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을 중심으로 양극재 공급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이 포드와 SK온의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포드와 5년 이상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7월 말 GM과 13조7696억원 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 기간이 내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포드 대상 공급 규모는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 관계자는 “포드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폭넓게 양·음극재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공급 계약 관련 일정이나 물량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합종연횡 ‘약한 고리’ 부각
포드가 포스코그룹에 양극재 공급을 전격 요청한 것을 놓고 자동차·배터리 업계에선 예정된 수순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 IRA 시행을 앞두고 탈중국화와 병행한 안정적인 배터리 소재 확보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IRA가 배터리 소재 업체를 갑(甲)으로 만들어주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미국 전기차·배터리 시장은 포드와 GM 동맹으로 양분돼 있다. 두 자동차 업체는 소재와 부품,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포드는 SK온과 에코프로비엠, GM은 LG에너지솔루션·포스코케미칼과 동맹을 맺고 있다.

문제는 GM 동맹과 달리 포드 동맹은 배터리 소재 상단에서 ‘약한 고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포드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1위 양극재 생산업체지만, 광물과 소재 공급망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한다. 팔리 CEO도 지난달 한국을 찾았을 때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을 만나 이 같은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 내재화 나선 포스코그룹
포드는 2차전지 소재 전반의 밸류체인을 보유한 포스코그룹에 주목했다. 포스코케미칼은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가 지분을 투자한 리튬, 니켈 광산 등으로부터 광물을 공급받는다. 중국 업체에 의존했던 광물 제련·가공 작업도 내재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올초부터 이를 앞세워 포드와 협상해왔다. 이 과정에서 지난해 포스코 고문으로 영입된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핵심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고문은 10년 동안 포드에서 근무하면서 국제대관업무 담당 부회장을 지냈다.

포스코케미칼이 GM에 이어 포드와 장기 계약을 맺어도 에코프로비엠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포드는 지난 7월 에코프로비엠 및 SK온과 체결한 북미 공동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포스코케미칼 주가는 전일 대비 7.0% 오른 18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강경민/김형규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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