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가 포스코그룹에 양극재 공급을 공식 요청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리튬과 니켈 등 광물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을 것도 제안했다.
포드 요청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2차전지 소재 계열사인 포스코케미칼을 중심으로 양극재 공급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이 포드와 SK온의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포드와 5년 이상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7월 말 GM과 13조7696억원 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 기간이 내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포드 대상 공급 규모는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 관계자는 “포드를 비롯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폭넓게 양·음극재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며 “공급 계약 관련 일정이나 물량이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전기차·배터리 시장은 포드와 GM 동맹으로 양분돼 있다. 두 자동차 업체는 소재와 부품, 완제품으로 이어지는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포드는 SK온과 에코프로비엠, GM은 LG에너지솔루션·포스코케미칼과 동맹을 맺고 있다.
문제는 GM 동맹과 달리 포드 동맹은 배터리 소재 상단에서 ‘약한 고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포드에 양극재를 공급하는 에코프로비엠은 국내 1위 양극재 생산업체지만, 광물과 소재 공급망 대부분을 중국에 의존한다. 팔리 CEO도 지난달 한국을 찾았을 때 최재원 SK온 수석부회장을 만나 이 같은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케미칼이 GM에 이어 포드와 장기 계약을 맺어도 에코프로비엠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포드는 지난 7월 에코프로비엠 및 SK온과 체결한 북미 공동투자는 계획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이날 포스코케미칼 주가는 전일 대비 7.0% 오른 18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강경민/김형규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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