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1999년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저서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국가들이 자유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유기적 관계를 맺으면 상호 이익 관계를 깨뜨리기 싫어서 싸우지 않는다는, 이른바 ‘황금 아치 이론’이다. 20년 넘게 이어진 세계화 흐름을 지탱해온 이 논리는 미·중 갈등에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산산이 깨졌다. 냉전 이후 30년간 이어진 세계화가 막을 내리고 미국·유럽연합(EU)과 러시아·중국의 양극 대결 구조가 다시 형성됐다. 대외 의존형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에 이 같은 세계화 종식 움직임은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다음달 2~3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인재포럼 2022’(한국경제신문사·교육부·한국직업능력연구원 공동 주최)에서는 세계적 석학과 국제관계 전문가들이 이 같은 탈세계화 흐름에 대한 전망과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탈세계화는 또다른 재앙이지만 여전히 협력 가능성은 열려 있다”며 “팬데믹 이후 디지털화가 가속화하면서 무형의 세계화가 늘어나 유형의 상호작용이 줄어드는 것을 상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탈세계화는 세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광범위하게 미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이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도 개방된 경제 모델을 채택한 나라들과 강력한 유대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경제 자문을 맡았던 필리프 아기옹 콜레주드프랑스 교수는 “중국은 결국 봉쇄를 풀 것이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도 연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만수/강영연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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