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 러시아가 전기 관련 기반 시설을 최근 집요하게 공격하면서다.
18일(현지 시각) BBC방송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응급서비스국은 이달 7일 이후 현재까지 우크라이나 11개 주 4000개 도시와 마을에서 전력이 차단된 적이 있다. 이들 가운데 1162곳은 지금도 전력이 공급되지 않는 상태다.
수도 키이우에서도 일부 지역은 전기·수도 공급이 끊어졌다고 BBC는 전했다. 응급서비스국은 이 기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도 70여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달 10일 이후 미사일과 이란제 자폭 드론 등을 동원, 우크라이나의 기반 시설을 타격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8일 만에 우크라이나 발전소의 30%가 파괴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이 긴급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겨울을 앞두고 전기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민들에게 오전 7∼9시, 오후 5∼10시에는 되도록 가전제품 사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 등에서 밀리던 러시아가 후방 전력망 시설을 타격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쟁 중 민간인 등 비전투원이나 전력 시설, 상수원 같은 민간 시설물을 고의로 타격하는 것은 전쟁범죄에 해당해 러시아 군의 이 같은 행위는 앞으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제네바 협약이나 로마 규정(국제형사재판소 관할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 등 전쟁범죄를 다루는 각종 국제법은 이 같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최근 이란제 드론 '샤헤드-146'을 광범위하게 활용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한 사실이 없다고 잡아떼고 있지만, 서방 정보당국은 8월 러시아가 문제의 드론 2400대를 도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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