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금융비서’라 불리는 금융권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의 정보제공 항목이 기존 492개에서 720개로 크게 늘어난다. 맞춤형 상품 추천 및 자산관리 서비스 등이 한층 고도화돼 소비자 편익이 증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와 정보제공자 등과 40여회 이상 회의를 거쳐 이번 정보제공 범위 확대 방안을 마련했다고 19일 밝혔다. 정보제공 범위는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온라인 쇼핑몰 주문내역이 세분화된 것이 가장 눈에 띈다는 평가다. 현재는 사생활 보호 등의 이유로 쇼핑 주문 정보가 가전, 도서, 의류 등 12개 분야로만 구분해 제공됐다. 내년 6월부턴 쇼핑몰 입점업체의 사업자등록번호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사업자등록번호를 통해 해당 업체의 업종이나 주요 판매물품을 추가로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소비나 지출 패턴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엔 A씨가 인터넷에서 옷을 많이 사는 소비자라는 정보 정도만 얻을 수 있었다면, 앞으론 A씨가 아동의류 쇼핑몰 유저라는 구체적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는 얘기다. A씨에게 어린이와 함께 갈 만한 음식점이나 키즈카페를 추천해 주는 등 고도화된 서비스가 가능해 진다.
카드 결제금액 정보도 내년 6월부터 세분화된다. 현재는 합산금액으로 제공되고 있는데 앞으론 일시불, 할부,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등 항목으로 나눠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카드론(장기카드대출)도 건별 상환액, 원금, 이자, 잔액 등 상세정보가 제공된다. 고객의 지출 습관 등을 정밀하게 분석해 한층 더 스마트한 소비를 유도할 수 있다.
현재는 카드사의 결제취소 정보가 월단위로 제공되고 있다. 가령 국내외 출장이 잦아 일정 변경 등에 따라 숙박료 카드결제 취소가 비일비재한 B씨 같은 경우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제대로 된 분석을 하기 힘들다. 이에 금융위는 올해 12월부터 결제취소나 후불교통카드, 아파트관리비, 통신비, 해외직구 등 무승인매입정보도 실시간 확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경할 계획이다.
보험 정보도 확대된다. 보험의 경우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 부인이 남편 앞으로 생명보험을 들어주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는 계약자가 아닌 피보험자가 자신의 보험정보를 조회할 수 없지만, 올 12월부턴 피보험자도 보험기간이나 보장 정보 등을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주택화재 같은 물(物)보험이나 펫보험 등의 소액단기보험 등의 정보도 내년 6월부터 추가된다.
입출금 정보도 한층 구체화된다. 계좌 거래내역에 자동이체 관련 정보나 대출상품 거치기간 정보 등을 추가한다. 국세·지방세·관세 납세내역, 건강보험 납부내역, 은행권이 판매하는 신탁상품 및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관련 정보도 신규 제공된다. 현재 개인형 퇴직연금(IRP)으로만 한정된 연금 정보도 확정급여(DB)형·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공적연금 등으로 확대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에 확대된 정보항목을 원활히 반영할 수 있도록 이달 중으로 가이드라인 및 표준 API 규격을 배포할 예정”이라며 “비금융정보 제공 확대 등을 위해 유관기관 및 업계와 지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올해 1월 본격 시행됐다. 누적 가입자 수는 5480만명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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