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 후폭풍이 거세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사진)가 책임을 통감하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사태가 벌어진 지 나흘 만, 남궁 대표가 수장 자리에 오른 지 7개월 만이다.
남궁 대표는 19일 오전 11시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의를 밝혔다.
그는 "카카오 서비스를 책임 지는 대표로, 어느 때보다 책임을 통감한다"며 "카카오 쇄신을 위해 대표이사 자리를 내려놓고 비상대책위원회 자리를 맡아 부족한 부분을 책임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일을 해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 치부를 드러낼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의무"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처절하게 반성하고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 다시 한 번 이용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했다.
카카오는 당분간 홍은택 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남궁 대표 자리는 공석으로 비워둘 계획이다. 후임자는 아직 고려하지 않은 단계라고 밝혔다.
올해 3월 취임한 남궁 대표는 카카오 메타버스 등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카카오 플랫폼을 글로벌에 진출시키는 등의 역할을 맡았었다.
그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인연이 깊은 '복심'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같은 회사(삼성SDS) 선후배 사이였던 김 의장과 카카오 창업 초기부터 함께했다. 삼성SDS 퇴사 후 김 의장의 PC방 사업을 도울 정도로 신망이 두터웠다.
남궁 대표는 김 의장과 한게임을 공동 창업했다. 이후 NHN 미국, CJ E&M, 위메이드 대표를 거쳐 카카오게임즈를 성공적으로 키워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맡았고 올 초 카카오 대표에 올랐으나 이번 사태로 조기 퇴진하게 됐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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