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노후생활비는 일반적으로 은퇴 전 생활비의 70% 수준이 적당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평소 생활비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만큼 지출되고 있는지, 그리고 해당 지출이 은퇴 후에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막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얼마나 노후생활비가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은퇴 후 소득이 단절되거나 감소하면 보유 자산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으니 불필요한 항목에 대한 지출을 방지하는 노후생활비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에 총 5번에 걸쳐 은퇴 후 생활비 체크포인트를 점검해보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주거비용'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비용은 의식주 관련 비용입니다. 이 3가지 항목 중 입는 옷과 먹는 음식 문제는 비교적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상황에 맞게 지출하시면 됩니다. 보통 나이 들면 자연스럽게 줄어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는 집은 문제가 좀 다릅니다. 연령대별 가계지출 비중을 살펴보면 60대에 10% 정도였던 주거 관련 비용이 80대에는 15%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주거 비용은 고정비용 성격이 강해 일단 정해지면 일정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고 줄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2020년 노인실태조사(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지출 항목은 식비(46.6%)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월세를 포함한 주거관리비(24.5%)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전체 생활비에서 주거 관련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면 다른 일상생활에 여유를 갖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사전에 정기적으로 지출되는 주거 관련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나에게 적정한 수준인지 확인해보고 부담된다면 은퇴를 기점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봐야 합니다.
주거 관련 비용은 기본적으로 월세 및 수도·전기료 등을 포함한 관리비와 난방비가 대표적인데 보통 집의 크기와 비례합니다. 월세가 아닌 자가나 전세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련 담보대출이 있다면 주거 관련 비용이 더 커지고, 더 넓게 보면 주택 보유에 대한 세금도 포함됩니다.
최근 금리 상승기를 맞이하면서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무리한 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 때문에 빈곤하게 사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하우스 푸어'가 회자되고 있습니다.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정말 하우스 푸어가 되어서는 안 되겠지요.
이처럼 사는 집으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 요소가 적지 않으니 주거 관련 비용을 적정하게 가져가는 것이 효율적인 노후생활비 관리의 지름길입니다. 자녀 출가 등으로 가구 인원이 줄었다면 적정한 규모로 집을 줄이거나 줄일 여지가 없다면 사는 지역을 이전하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이외에도 일반적인 주택연금을 통해 추가적인 현금 흐름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 상환용 주택연금을 통해 이자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법도 있으니 보유주택으로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방법도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NH WM마스터즈 김진웅 수석전문위원(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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