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대출 부실화 경고음에 건설·금융주 줄줄이 '파란불'

입력 2022-10-20 13:15   수정 2022-10-20 13:16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사태 등을 계기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화 경고음이 커지면서 건설주와 금융주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20일 오후 1시11분 기준 태영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260원(5.78%) 내린 424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금호건설도 전 거래일보다 350원(4.83%) 하락한 6900원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 동부건설, KCC건설, 서희건설 등도 2~4%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주 또한 증시 약세 속에 거래가 부진한 상황에서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차환 위험이라는 악재가 겹치며 흔들리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185원(7.27%) 내린 236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다올투자증권도 전 거래일보다 300원(8.53%) 하락한 3215원을 기록 중이다.

DB금융투자, 유안타증권, 현대차증권 등도 3~5%대 하락 중이다.

은행주도 하락하고 있다. 고금리와 고환율 등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로 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커진 탓이다.

KB금융은 전 거래일보다 1550원(3.24%) 하락한 4만6350원을, 하나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0.25%) 내린 3만9400원에 거래 중이다.

부동산 PF는 시행사가 착공부터 분양, 준공 등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할 때 사업권을 담보로 증권사 등 금융사로부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자본금이 넉넉한 금융사는 채무보증 또는 직접 대출을 해주고 보증 수수료와 이자를 얻는 구조다.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지난 몇 년 동안 PF는 증권사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하지만 최근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가 맞물리며 부동산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부동산 투자 조달 비용이 늘고 원자재 가격이 뛴 탓에 공사비 부담이 커지고 개발 수익성이 악화됐다.

부동산 시장에선 사업 시행 전 우선 PF 대출을 일으키고 분양금과 중도금을 받아 이를 상환하는 식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만약 개발 사업이나 분양에 차질이 생기면 시행사, 시공사(건설사)뿐 아니라 이들에게 대출을 해준 증권사도 줄줄이 타격을 받는 구조다.

이달 초에는 강원도가 채무 보증을 약속한 춘천 레고랜드 조성 사업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CP)은 최종 부도 처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시행사인 강원도 산하 공기업이 춘천 레고랜드를 짓기 위해 부동산 PF 대출을 기반으로 ABCP를 발행하고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져버린 것이다.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 시장이 위축되자 금융당국도 특단의 조치를 내놓으면서 시장 안정 의지를 드러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채권시장안정펀드 여유 재원 1조6000억원을 통해 신속한 매입을 재개하겠다"며 추가 캐피탈콜(펀드 자금 요청),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 등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런 조치만으로 시장에 온기를 주기는 역부족이라며 추가로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대책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단기자금시장 경색의 원인은 표면적으로 강원도 보증채무 불이행 이후 부동산 PF 관련 채권에 대한 패닉에 가까운 기피 현상에 따른 유동성 고갈이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부동산 경기 냉각에 따른 부동산PF의 신용 위험 증가가 내재해 있다"며 "매입확약 등을 제공한 증권사에 대해 부동산PF 관련 잠재 부실을 파악해 충당금 적립과 필요시 증자 등을 유도함으로써 완충능력 제고를 통한 PF ABCP 시장 신뢰 회복이 이뤄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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