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게 시작일 수 있다는 데 있다. 금융감독당국의 건전성 규제를 받지 않는 PF와 부동산펀드·신탁 등 부동산 관련 그림자금융 규모가 750조3000억원(지난해 말 기준)에 달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이 중 28%(202조6000억원)가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침체, 부동산 경기 위축이라는 세 가지 악재가 맞물릴 경우 제2, 제3의 레고랜드 사태가 언제 어디서든 재연할 수 있다는 경고에 다름 아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실기(失期)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채권시장에서 붙은 불이 주식시장, 실물시장으로 옮겨붙지 않도록 초기에 빠르고 과감한 진화로 투자심리를 회복시켜야 한다. 정부는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10조원,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20조원 재가동 계획 등을 밝혔으나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필요할 경우 2020년 코로나 사태 발생 때처럼 한국은행을 통한 무제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비은행 금융회사 대출 등에도 나설 준비를 해야 한다. 모두 한 부처가 처리하기 힘든 일이다. 위기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범부처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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