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해"…권성동 "李, 죄로 망하는 중"

입력 2022-10-21 10:22   수정 2022-10-21 10:23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권을 겨냥해 "칼로 흥한 사람, 칼로 망한다는 말도 기억해야 한다"고 한 것을 두고 "이 대표는 죄로 흥해서 죄로 망하는 중"이라고 받아쳤다.

권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오늘도 민주당은 '정치 탄압' 프레임에 올인 중이다. 적법한 수사를 두고 탄압이라고 우기고 있다"며 "국민을 속여보려는 얕은 수작인가, 아니면 스스로부터 속이려는 자기최면의 주문인가"라고 적었다.

권 의원은 "검찰에 따르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대선 시기에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대선 자금 20억 원을 요구했다"며 "이를 위해 천화동인 소유자 남욱 변호사가 마련한 8억 원이, 대장동 실무담당자 정민용 변호사를 거쳐 유동규에게 전해졌다"고 했다.

권 의원은 "그리고 유동규는 4~8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김용에게 자금을 전달했다. 당시 김용은 이재명 캠프의 총괄부본부장이었다. 즉, 대장동 일당이 조성한 돈이 이재명 대표의 선거운동에 쓰였다는 의혹"이라며 "대장동과 불법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서는 구체적 정황과 진술이 있기에 수사는 당연하다"고 했다.

권 의원은 "이를 정치 탄압이라고 우긴다면,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지성과 도덕에 대한 탄압"이라며 "또한 대장동 게이트는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폭로된 것이다. 민주당 내부에서 시작된 문제가 어떻게 민주당에 대한 탄압이 될 수 있나. 스스로 제 발등을 찍어놓고 폭행당했다고 성내는 꼴"이라고 했다.

권 의원은 "지금 이재명 대표의 허위 사실을 공표 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 기록만 1만 페이지다. 분량으로 치면 대하소설 수준"이라며 "그 외에도 성남FC, 쌍방울, 백현동 등 범죄 의혹이 차고 넘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님,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라고 하셨나. 적어도 이 대표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다"라며 "이 대표는 죄로 흥해서 죄로 망하는 중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권세나 세력의 성함이 오래 가지 않는다는 의미)이라고 했다. 달도 차면 기우는 법으로 영원한 권력이 어디 있겠냐"며 "칼로 흥한 사람, 칼로 망한다는 말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검찰이 본인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쫓자 결백을 주장하며 한 말이다.

이 대표는 또 같은 날 오전 의원총회에선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시도와 관련해 "국정감사 중에 야당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 하는 일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정치가 아니라 그야말로 탄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국민이 맡긴 권력을 야당 탄압에 소진하고 있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진실은 명백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대선 자금 운운하는데, 불법 자금은 1원도 쓴 일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후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에 연루된 남욱 변호사의 인터뷰(지난해 10월, JTBC) 영상도 올렸다.

영상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12년 동안 (이 대표를) 찔렀는데 씨알도 안 먹히더라"고 말한다. 대장동 의혹 연루자들의 로비가 자신에겐 통하지 않았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영상을 게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2년간 트라이해본 이재명은 씨알도 안 먹혔다고 2021년 10월 인터뷰한 남욱이 그 이전(2021년 7~8월)에 이재명의 대선 경선 자금을 줬다고 최근 검찰에 진술했다는데(2022년 10월) 어떤 말이 진실일까요?"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이처럼 강하게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은 이날 김 부원장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원장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개공 전략사업실장)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남 변호사로부터 4회에 걸쳐 8억47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지난해 2월 유 전 본부장에게 대선 자금 용도로 당초 2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같은 혐의로 김 부원장을 체포하고 그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다. 김 부원장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은 민주당 측 반발로 압수수색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자금을 겨냥한 검찰 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여당에 대장동 특검을 제안해 의혹을 해소하자는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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