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갱년기 증상 중 하나인 안면홍조(hot flash)를 특정 식단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는 미국 워싱턴 대학 의대 정신의학 전문의 닐 바나드 교수 연구팀이 '여성 혈관운동 증상 완화 연구(WAVS: Women's Study for the Alleviation of Vasomotor Symptoms)'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안면홍조는 폐경 후 나타나는 혈관운동 증상(VMS: vasomotor symptom)으로 얼굴이 붉어지면서 화끈거리는 상태를 말한다. 한 번 시작되면 짧게는 몇 초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지속된다.
연구팀은 매일 두 차례 이상의 중등도(moderate) 내지 중증(severe) 안면홍조를 겪는 폐경 여성 84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에는 매일 삶은 콩 반 컵(86g)이 포함된 저지방 채식을 하게 하고, 다른 그룹은 평소 식단을 12주 유지했다.
연구팀은 12주 후 '폐경 여성 삶의 질(Menopause-Specific Quality of Life)'이라는 설문조사를 통해 안면홍조 등 혈관운동 증상과 함께 심리·사회적-신체적-성적 증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했다.
그 결과, 이 식단이 안면홍조를 88%까지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 호르몬을 투여하는 호르몬 대체요법(HRT: hormone replacement therapy)의 안면홍조 감소 효과(70~90%)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들은 체중도 평균 3.6㎏ 줄었고, 이 식단을 12주 동안 끝까지 지킨 여성은 50%가 안면홍조에서 완전히 탈출했다.
반면, 평소의 식단을 유지한 대조군은 안면홍조가 3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연구팀은 "이 식단이 이 같은 효과를 가져오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동물성 식품을 피하고, 지방 섭취를 줄이며, 콩을 식단에 추가하는 3대 요소가 열쇠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식단은 안면홍조뿐만 아니라 심장병, 유방암, 기억력 저하 등 폐경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건강 문제에 대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북미 폐경 학회(NAMS: 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 학술지 '폐경(Menopause)' 최신 호에 발표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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