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주에서 한 한인 여성이 별거 중인 한인 남편으로부터 흉기 공격을 받고 산 채로 땅에 묻혔다가 스마트워치 덕에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NBC 뉴스에 따르면 서스턴 카운티의 레이시 지역 경찰은 지난 16일 오후 입에 재갈이 물려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40대 여성 A씨의 구조 요청을 받았다.
A씨는 당시 경찰과의 통화에서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비명만 질렀다. 이에 경찰은 위급 상황임을 알아채고 구조 신호가 A씨의 자택에서 들어왔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인력을 급히 출동시켰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자택 헛간에 몸을 숨긴 채 "남편이 나를 죽이려고 한다"고 절규하는 A씨를 발견했다.
당시 A씨의 목과 얼굴, 발목은 테이프로 일부 결박돼 있었고 팔과 다리, 머리 등 신체 곳곳에는 타박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의 머리카락과 옷에는 흙먼지가 묻어 있었다.
조사 결과 A씨는 별거 중이던 50대 남편과 이혼에 관한 대화를 하던 중 남편의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남편은 A씨의 몸을 묶고 차에 태워 자택 근처로 이동해 가슴 부위를 칼로 여러 번 찌른 후 생매장했다.
A씨는 집 밖으로 끌려나가기 전 착용하고 있던 애플워치의 긴급구조 요청 기능을 통해 경찰에 구조 요청을 할 수 있었다. 애플워치 같은 일부 스마트워치의 경우 구조 요청은 기기 측면에 있는 버튼을 길게 누르면 작동한다.
A씨는 묻힌 곳에서 가까스로 탈출해 경찰이 올 때까지 헛간에 몸을 숨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남편은 근처에 있던 승용차에서 경찰에 붙잡혔으며 1급 살인미수, 1급 납치, 폭행 등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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