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권력 7인 모두 '習의 사람들'…총리엔 '복심' 리창 내정

입력 2022-10-23 17:58   수정 2022-10-24 00:53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3기 최고지도부를 자신의 측근으로 채웠다. 23일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선임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모두 시자쥔(習家軍·시진핑 가신그룹)으로 구성됐다.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파, 상하이방 등 기존 계파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시 주석이 뚜렷한 후계자를 내세우지 않은 가운데 시자쥔 내에서 치열한 권력 다툼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진핑 비서 출신 약진
19기 상무위원 7명 가운데 공청단파인 리커창 총리, 왕양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상하이방인 한정 상무부총리는 전날 폐막한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중앙위원 명단에서 빠지면서 퇴진이 확정됐다. 시진핑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도 물러난다.

리창 상하이 당서기, 차이치 베이징 당서기, 딩쉐샹 주석비서실장, 리시 광둥성 당서기 등 시 주석 최측근 4명이 빈자리를 채웠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창은 시 주석이 저장성 당서기이던 2004년 비서장으로 임명돼 2년간 시진핑을 보좌했다. ‘경제수도’ 상하이와 중국 지역내총생산(GRDP) 2·4위인 장쑤성·저장성 수장으로 일하면서 경제 발전 성과를 낸 게 총리 발탁 이유로 제시된다.

리창과 함께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딩쉐샹 신임 상무위원이다. 상무부총리를 맡을 전망이어서 리창과 상호 견제 구도가 될지 주목된다.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에는 총리와 4명의 부총리가 있다. 현재 한정 상무부총리는 개발·개혁 부문을 맡고 있다.

딩쉐샹은 10년 동안 총서기·주석비서실장을 지낸 이른바 ‘문고리 권력’이다. 시 주석의 일정 조정은 물론 기밀 서류를 포함한 문서 선별과 보고, 당 내외와의 소통 등이 모두 그의 손을 거친다. 시 주석의 국내외 방문과 중요 회담에도 빠짐없이 참석해 왔다. 특이한 점은 시 주석이 집권 전에 딩쉐샹과 알고 지낸 기간이 7개월밖에 안 된다는 점이다. 그는 2007년 3~10월 시진핑이 상하이 당서기일 때 비서장을 했다. 2012년 집권한 시 주석은 상하이 지방관료이던 그를 비서실장으로 발탁했다.
30년 인연’ 리시는 사정기구 맡아
‘시진핑의 칼’로 불리는 고위급 사정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에는 리시 광둥성 당서기가 선임됐다. 광둥성은 중국 GRDP 1위인 개혁개방의 심장부다. 왕양, 후춘화 등 공청단파가 잇달아 당서기를 지낸 광둥성을 맡았다는 건 그만큼 시 주석의 신임이 두텁다는 얘기다.

리시는 시 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 전 부총리의 동료 리쯔치의 비서였다. 1980년대 리쯔치가 간쑤성 당서기를 할 때 시진핑은 아버지 친구 비서인 리시를 만났다. 이후 두 사람은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왔다. 부패 척결을 기치로 반대파를 제압해 온 시 주석이 가장 믿는 사람을 내세웠다는 평가다.

자오러지 기율위 서기가 중국 헌법상 최고권력기구이자 입법부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을 전망이다. 그는 시진핑 1기(2012~2017년) 당시에는 공산당 인사(人事)를 담당하는 중앙조직부장을 지냈다. 시 주석의 고향인 산시성 출신 측근들의 수장 격이다.

자오러지와 함께 상무위원에 남은 왕후닝 차기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40세까지 푸단대 교수를 하던 학자 출신이다. 관례상 정협 주석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협은 전인대와 함께 양회를 구성하는 정책자문기구다.

왕후닝은 1995년부터 공산당 싱크탱크인 중앙정책연구실에서 일했다. 시 주석의 통치 이념인 ‘중국특색 사회주의’가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 장쩌민의 ‘3개 대표론’, 후진타오의 ‘과학 발전관’의 체계도 잡았다. 실무 경험이 없는 교수 출신 최초로 2017년 상무위원에 선임됐다.

차이치 신임 상무위원은 시 주석의 정치 기반 중 한 곳인 푸젠성에서 11년간 근무했다. 2016년 중앙위원이나 후보위원도 아니면서 베이징시장에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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