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리가 4개월 만에 가수로 컴백했다. 그룹 아이즈원을 거쳐 솔로로 데뷔하고, 이후 연기에도 도전하며 부지런히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온 그는 '믿고 듣는', '믿고 보는' 수식어를 아우르는 '믿는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내비쳤다.
조유리는 24일 오후 6시 두 번째 싱글 '오프스 넘버 22 와이 왈츠 : 인 마이너(Op.22 Y-Waltz : in Minor)'를 발매한다.
약 4개월 만의 컴백. 최근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유리는 "공백기 거의 없이 바로 새로운 앨범으로 인사를 드리게 됐다. 금방 나올 수 있어 기쁘다.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고자 열심히 준비했으니 좋아해 주셨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컴백 준비 기간은 약 1~2개월로 짧았지만 막힘없이 진행돼 만족스럽다는 조유리였다. 그는 "수월하게 척척 진행됐다. 가장 어려운 게 타이틀곡을 만나는 건데, '러버블(Loveable)' 같은 경우는 듣자마자 타이틀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무도 수정할 거 없이 바로 마음에 들었다"며 웃었다.
타이틀곡 '러버블'은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와 파워풀한 드럼 프로그래밍이 돋보이는 팝 록 장르의 곡이다. 조유리의 따뜻한 음색과 보컬을 만끽할 수 있는 도입부에 이어 에너지 넘치는 후렴의 챈트가 곡을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우리는 모두 사랑스러운 존재이며, 누구나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긍정적이고 희망찬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겼다.
전작 '러브 쉿!'이 발랄하고 통통 튀는 매력의 곡이었다면, '러버블'은 한층 차분해진 무드에 감미롭고 감성적인 멜로디와 메시지, 보컬로 이루어졌다. 조유리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을 만한 노래를 찾다 보니 이 곡을 선택하게 됐다. 이번 앨범의 부제가 '인 마이너'라서 전보다는 무게감이 있는 노래를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앨범의 키워드가 '러버블'이다. 너의 결정조차도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너무 밝은 곡보다는 살짝 다운돼 있는 게 더 위로해주는 느낌이 잘 나서 어울릴 것 같았다"고 했다.
중저음이 매력적인 조유리의 음색과 환상적인 시너지를 내는 '러버블'이다. 조유리 역시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시작할 때 가성으로 여리게 시작하는 부분이 있다. 호흡이 많은 보컬이라서 이런 파트를 살리기가 쉽더라. 내가 해서 더 잘 살았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포인트 구간은 떼창 파트라고. 조유리는 "페스티벌이나 팬 미팅, 콘서트 등 무대에 설 때 꼭 한번 부르고 싶은 곡이다. 그때 들으면 참 좋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2번 트랙 '블랭크(Blank)'는 미디엄 템포의 팝 알앤비 곡으로, 가사는 내 모습을 자유로운 빈칸에 비유해 타인의 기준에 맞춰 자신을 채우려고 하는 모습이 아닌 내 모습 그대로의 반짝임을 담겠다는 내용이다. 조유리는 "'블랭크'는 놀러 가는 기차 안에서 들으면 제격일 것 같다"고 추천했다.
3번 트랙 '페이보릿 파트(Favorite Part)'는 '오프스 넘버 22 와이 왈츠'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곡으로 3/4박자 리듬 안에서 우쿨렐레 사운드를 시작으로 몽환적인 허밍, 차분하면서도 성숙한 조유리의 보컬을 엿볼 수 있다. 곡이 진행되며 더해지는 오케스트레이션에도 리스닝 포인트다. 조유리는 "밤 산책하면서 듣기 좋다. 아니면 자기 전에 들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싱글을 내기 전 웹드라마 '미미쿠스'를 통해 배우로 첫발을 내디딘 조유리는 연기가 가수 활동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했다. 그는 "연기를 하니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이번 앨범을 녹음할 때도 감정이 다이내믹해졌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는 곧 솔로 가수로서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조유리는 "노래를 조금 더 다이내믹하게 부르는 기술을 터득했고 감정적으로도 훨씬 나아졌다. 이런 것들이 좋아지니 보컬적으로도 많이 성장해 처음 해보는 장르도 수월하게 하게 되더라"고 했다.
아이즈원 활동을 마치고 솔로로 데뷔한 지 어느덧 1년. 조유리는 "솔로를 하다 보면 힘들 때도 있고, 혼자서 3분을 끌고 가는 게 부담될 때도 있지만 '어쨌든 해야 하는 거지 않냐. 미리 해보는 거다'고 생각하며 그런 마음을 많이 깨려고 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전에는 3분을 혼자서 채우는 것 자체가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처음엔 낯설었는데 막상 해내면서 적응하니 무대 위에서의 체력도 좋아지고 실력도 는 것 같다. 혼자 하는 무대인지라 내 의견 반영이 많이 된다는 점에서 만족도도 높다"고 했다.
특히 조유리는 자신을 '노력파'라고 했는데, 아이즈원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전 원래 노력파인데 조금 바뀔 뻔할 때가 있었죠. 하지만 조금 지치려는 찰나에 노력하는 아이즈원 멤버들을 보면서 (그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어요. 다들 정말 노력하거든요. 집에 가려고 해도 몇 명이 남아서 연습하니까 다시 같이 호흡을 맞추죠. 연습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 먹던 게 기억나요. 노력해준 멤버들 덕에 저도 계속 노력파로 남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솔로 조유리'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졌다. 평소에도 '다음 앨범은 뭘 하지? 난 어떤 걸 더 노력해야 할까?'를 늘 고민한다는 조유리. 그는 "다른 아티스트들의 무대를 많이 본다. 하지만 남의 것과 내 것은 다르지 않냐"면서 "아직은 조유리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중인데, 이번 곡으로 (방향성이) 잡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곡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고. 조유리는 "올해는 바빠서 열심히 작업하진 못했는데 그래도 만든 곡이 하나 있다. 기회가 된다면 앨범에 싣고 싶다. 제 취향이 적극 반영된 알앤비 곡이다"고 했다.
새벽에 감성이 올라올 때면 메모하며 작사에도 도전하고 있다는 그에게 '요즘 표현하고 싶은 주제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그게 바로 '러버블'"이라는 확신에 찬 답변이 돌아왔다. 조유리는 "사랑 얘기를 많이 했는데 정작 나를 사랑하는 얘기는 안 썼더라. 나에 대해 얘기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해 이번 앨범의 키워드가 됐다"고 말했다.
향후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무엇인지 묻자 "당장 타이틀곡은 못 할 수도 있겠지만 알앤비나 발라드 장르의 곡을 팬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회가 된다면 많이 들려드리고 싶다"고 대답했다.
롤모델로는 권진아, 정은지를 꼽았다. 먼저 권진아에 대해 "얼마 전에 기회가 닿아서 언니를 만났다. 항상 어딜 가나 권진아 언니를 너무 존경한다고 많이 얘기했다. 아직도 유효하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정은지 선배님도 존경한다. 그룹도 하고, 솔로도 하고, 연기도 하고, 다방면으로 다 너무 잘하지 않냐. 보면서 '나도 선배님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제 음악이요? 음색이 특별한 게 한몫하는 것 같아요. 누군가 대체할 수 없는 음색이라서 목소리가 좋다면 절 좋아해야 할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다 목소리 덕분인 것 같아요."(웃음)
끝으로 조유리는 "많은 사람이 믿어주는 연예인, '믿는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연기 욕심도 있어서 차기작을 위해 열심히 미팅을 보러 다니고 있다"면서 "'믿고 듣는 보이스', '믿고 보는 연기자'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성적을 떠나 존경받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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