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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이 이번주 슈퍼위크를 맞는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를 포함해 S&P500지수 편입 기업의 약 3분의 1인 161곳이 실적을 발표한다. 기대는 높지 않다.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기업의 실적이 예년보다 저조했기 때문이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강달러 등 불확실한 경제 여건 탓에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이번주 161개사 실적 공개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약 3분의 1인 161곳이 이번주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25일), 메타(26일), 애플과 아마존(27일) 등 빅테크의 실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팩트셋에 따르면 지금까지 S&P500에 속한 기업의 약 20%가 3분기 실적을 보고한 가운데 72%가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웃돌았다. 컨센서스를 넘어선 기업이 훨씬 더 많긴 하지만 예년보다는 비중이 줄었다. 지난 5년간 3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보다 웃돈 기업 비중은 77%였다.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한 기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더 가혹해졌다. 실적 전망을 밑돈 S&P500 기업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이틀간 평균 4.7% 급락했다. 5년 평균인 2.2%보다 낙폭이 두 배 이상 크다. 이미 금리 인상과 강달러 등 대외 악재를 반영해 추정치를 집계했는데도 실적이 이에 미치지 못한 데 따른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진 골드먼 세테라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실적 시즌에 접어들면서 추정치를 더 낮췄기 때문에 (기업들이) 좀 더 쉽게 이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어두운 시장 전망에 투자자들이 더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는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56% 증가한 214억54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지난 19일 발표했지만 주가는 약 6.7% 하락했다. 강달러와 물류난 등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가격 인상도 한계 부딪힐 듯
일부 기업은 가격 인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 대표 소비재기업인 P&G다. P&G의 3분기 매출은 206억1000만달러로 시장 컨센서스(202억80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3분기 주당순이익(EPS)도 1.57달러로 컨센서스(1.54달러)를 웃돌았다. 제품 판매 가격을 인상해 실적 방어에 나선 결과다. P&G의 올해 3분기 제품 판매량은 3% 감소했지만 가격을 9% 올렸다.외신들은 이 같은 가격 인상이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소비자들이 치약과 세제에 지금보다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지급할 용의가 있는지가 문제”라고 보도했다.
여행기업들은 개선된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에도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여행 지출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물류회사인 UPS가 어떤 성과를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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