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최근 정 실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검찰은 지난달 두산건설 전 대표 A씨와 성남시 전 전략추진팀장 B씨를 기소하면서 이 대표와 정 실장이 공모 관계에 있다고 적시했다. 두산건설이 55억원의 후원금을 성남FC에 제공한 대가로 두산그룹이 소유한 성남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9916㎡가 상업 용지로 용도 변경됐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돈이 오갈 때 이 대표는 성남FC 구단주인 성남시장을 지냈다.
정 실장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남욱 변호사로부터 “2014년 정 실장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실장과 김 부원장이 이른바 ‘대장동팀’으로부터 술자리 접대를 받았다는 물증을 남 변호사가 유흥주점 종업원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복구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 21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정진상이 유흥주점에서 나와 술을 한 100번 먹었는데 술값 한번 낸 적이 없다. 그것만 해도 얼마일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제가 불법 대선자금을 받았다는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 그 자체”라고 반박했다.
유 전 본부장 측은 24일 열린 대장동 사건 공판 증인 신문에서 기존의 태도를 바꿔 이 대표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대장동 사건의 최종 책임자로 지목했다. 그는 이날 공판 후 기자들과 만나 “감옥 안에서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걸 깨달았다”며 이 대표 측에 불리한 진술을 한 배경을 토로했다. 유 전 본부장은 “형제들이라고 불렀던 사람과 함께해도 좋다고 생각했었다”며 “여기는 참 비정한 세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검찰 수사에서 김 부원장의 요구로 지난해 민주당 경선 준비과정에서 남욱 변호사에게 8억47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23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대표가) 김문기를 모르냐”며 “(나와) 셋이 호주에서 골프 치고 카트도 탔다”고 폭로한 바 있다. 그는 “급하게 갈 것 없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이라고 말하며 추가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최한종/오현아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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