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3.9%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3.4%)를 웃돌았다. 시장에선 부동산 시장 침체 장기화,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주요 경제권 봉쇄 등 악재들이 중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성장률은 3.0%였다. 중국 정부가 올초 제시한 목표인 5.5%와는 격차가 크다.
9월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생산과 투자는 호전됐지만 소비와 실업률은 악화했다.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2.5%로 8월 5.4%에서 급락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시 실업률도 8월 5.3%에서 9월 5.5%로 뛰었다.
수출 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중국 경제에 부담이다. 관세청이 이날 발표한 9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5.7%였다. 7월 18%에서 8월 7.1%로 급락한 데 이어 9월에도 하락 추세가 이어졌다. 수출은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정부 적자 누적에 따른 인프라 투자 약세 속에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중국 GDP에서 수출 기여도는 20% 안팎이다.
‘경제수도’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경제권의 봉쇄가 계속되자 올 상반기부터 수출 주문이 동남아시아로 대거 이동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으로 주요국 경기가 침체해 중국의 수출 감소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날 출범한 공산당 3기 지도부가 전원 시 주석 충성파로 구성되자 중국발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빅터 시 UC샌디에이고 교수는 신임 또는 유임 상무위원과 관련해 “시 주석 의견에 동의한 인물들이어서 시 주석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중앙정부 경험이 없는 리창 상하이 당서기와 지방정부 수장을 맡아본 적 없는 딩쉐샹 주석비서실장 등이 상무위원으로 발탁되고 각각 차기 총리와 상무부총리 후보로 부상한 것에 대해 ‘다른 모든 가치보다 충성이 우선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닐 토머스 유라시아그룹 선임애널리스트는 “공산당의 국무원(행정부)에 대한 개입이 커지는 가운데 경험이 적은 리창이 총리를 맡으면 중국의 경제 정책 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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