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앉을 곳을 빼앗긴다.
너무 오래 비어 있는 의자는 누군가 맡아놓은 자리 같고
미안하지도 않아서 미안함은 너무 오래 간다.
시집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문학과지성사) 中 시 일부 발췌
그만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이를 악물고 버틴 적이 많았습니다. 그게 지쳐서 혹은 지겨워져서, 요즘에는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불성실하게 지내보았습니다.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을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도 이런 면이 있음을 발견한 게 좋았습니다. 제가 저를 데리고 사는 동안에는, 스스로에게 미안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 마음이 오게 되면 정말로 모든 것을 그만두고 싶어질 테니까요.
박규현 시인(2022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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